1. 산 이 름 : 민둥산 (민둥山, 숨겨진우리산/200대명산)
2. 위 치 : 강원도 정선군
3. 높 이 : 1,119미터
4. 산행일시 : 2019. 11. 2(토) 10:35 - 13:20 (2시간45분, 순수산행시간 2시간)
5. 산행거리 : 6.5Km
6. 산행코스 : 능전마을 주차장 → 발구덕 → → 임도 → 민둥산 정상 → 전망대 → 증산초교 → 주차장
7. 동행자 : 경총CEO산악회 33명
-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을 다시 찾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찌하다보니 의리에 떠밀려 경총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올 한 해는 동네산만 다니던 경총산악회와 함께 할 기회가 없었다. 사실상 올해의 마지막 산행이라 하니 한 주쯤 희생(?)하리라 마음을 비운 것이다.
- 대부분의 회원들이 빈 배낭만 달랑 들고 버스에 오른다. 나로서는 당연하게도 산행이라기보다 하루 술먹고 노는 날이다. 회비 3만원에 물, 떡, 과일, 음료수 등등은 기본이요, 8천원짜리 아침밥 사주고 산 중턱 주막에서 전과 전병, 술까지 사주고, 산행 뒷풀이로 송어회에 장어구이까지 먹여준다. 그것도 모자라 정선5일장에서 다시 2차를 벌리고 버스에서는 아이스크림에 비싼 여행용 파우치까지 선물로 나눠 주니... 이거야 원 황송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 내가 산악회를 이끌던 해에도 산행 한번에 150만원씩 적자가 난 적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퍼주지는 않았었다. 덕분에 술만 잔뜩 먹고 반쯤 고주망태가 되어 귀가하였으니 오랜만에 지인들과 어울려 가을날 하루를 즐긴 유산(遊山)의 하루였다.
아니, 주산(酒山)의 하루였나..??!!
▼ 경총산악회답게 최단코스 능전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
▼ 그래도 이쪽은 처음 걸어보는 길이니 나름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
▼ 뒤따르는 일행들과 함께 느긋하게 걸어간다. ▼
▼ 두위봉이 자꾸 눈에 밟히고.
시간 여유만 있었다면 홀로 저기를 오를까도 고민했었다. ▼
▼ 금새 민둥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운데 움푹한 안부로 오르면 억새밭이 펼쳐질 것이다. ▼
▼ 1차 목표지점 주막집이 보인다.
힘든 사람들은 여기서 한 잔 먹고 놀다가 내려가도록 공지된 지점이다. ▼
▼ 주막집에서 배추전과 전병을 싸달라고 해서 선두 5,6명과 먼저 길을 떠난다. ▼
▼ 예상보다 가파른 길이 제법 길게 이어진다.
땀도 줄줄 흐르고 다리도 팍팍하다.
산행이라는 것이 그저 날로 먹을 수는 없는 법이다. ▼
▼ 왼쪽은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
우리는 오른쪽으로 가자고 안내한다.
보기보다 훨씬 가파른 급경사 구간이다. ▼
▼ 오르막이 힘들어서 사진찍는 핑계로 잠깐씩 쉬어간다. ▼
▼ 왼쪽 민둥산 정상의 모습. ▼
▼ 억새숲 한가운데로 들어서도 계속 오르막이다.
선두 일행은 오른쪽으로 한 바퀴 크게 돌아 정상에서 후미와 합류할 생각이다. ▼
▼ 예전에는 삼내약수에서 출발하여 지억산을 거쳐 이리로 올라 왔었다.
지금부터는 모두 4년 전에 걸어본 길인 것이다. ▼
▼ 민둥산의 억새는 확실히 끝물이다.
쭉정이처럼 줄기만 남은 것이 대부분이니 이또한 짐작했던 바이긴 하다. ▼
▼ 가운데 데크 지점에서 한 잔 먹고 가기로 했다. ▼
▼ 산 정상에서 홍어무침과 따뜻한 전에 소주 한 잔을 먹는 맛이 기막히...ㄹ 줄 알았더니.
아침밥 먹은지 2시간도 안된 탓에 전혀 입맛이 없다.
소주 한 모금만 마신 후 음식은 다시 잘 싸서 정상으로 향한다. ▼
▼ 가운데 움푹한 곳이 잠시 전 올라온 지점.
일부러 거리를 늘려 왼쪽으로 돌아온 것이다. ▼
▼ 오늘도 민둥산 정상석 부근은 도떼기판이다. ▼
▼ 정상에서 합류한 일행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한참을 머물렀다.
대부분 멤버들은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고 10명도 안되는 일행들만 증산초등학교로 하산을 시작한다. ▼
▼ 익숙한 하산길은 부연 박무가 가득하다.
하필 햇빛마저 구름에 가려서 오늘도 억새 사진찍기는 영 글러먹은 셈이다. ▼
▼ 돌아 본 정상은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하다. ▼
▼ 증산초등학교로 내려와 한참을 기다린다.
볼 것도 없으니 가파른 내리막을 서둘러 내려와 버렸지만 그렇게 멀리 떨어지진 않았었는데...
허리가 부실한 종합병원 형도 있어 걱정을 했더니 중간 주막에서 또 한 잔씩 먹으며 놀다 내려왔단다.
후미를 실은 버스를 기다려 식당으로 이동한 후 산에서 못 먹은 알콜을 편안하게 보충하였다.
소주, 맥주, 양주에, 중국술까지 짬뽕하고 정선5일장에서 2차까지 달렸더니 제법 뻑적지근하게 주류(?)의 본색을 드러낸 하루가 되었다. 하~~ 징글징글한 날라리 산악회 같으니라구... ▼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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