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장군봉(將軍峰/기차산, 1,000대명산)
2. 위 치 : 전라북도 완주군
3. 높 이 : 738미터
4. 산행일시 : 2020. 10. 25(일) 10:00 - 14:10 (4시간10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20분 이내)
5. 산행거리 : 7.5Km
6. 산행코스 : 구수산장 → 훈련장삼거리 → 유씨묘 → 장군봉 정상 → 두꺼비바위 → 금만봉 갈림길 → 해골바위(용뜯어먹은바위) → 훈련장삼거리 → 구수산장 주차장 (원점회귀)
7. 동행자 : 청마루산악회 17명
- 산행지를 물색하다가 사진 한 장에 꽂힐 때가 있다. 몇 년 전 첫 눈에 반하여 늘 기억하고 있었지만 묘하게 기회가 닿지 않던 곳, 장군봉 해골바위를 찾아 오랜만의 일요일 산행에 나선다.
다음날 출근이 부담스러워 일요산행은 극력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전날 만인산 산행이 너무 짧은데다 워낙 만만디(?)로 진행하는 인천의 산악회를 따라가는 편안한 일정이어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아둔 것이다.
- 장군봉은 내 산행목록에는 없는 곳이다. 완주 장군봉 일대는 조선시대에 전국 8대 오지(奧地)로 꼽혔다는 둥, 옛날부터 접근이 어려운 미지의 첩첩산중 골산(骨山)이어서인지 특별히 전하는 기록이나 내력도 없는 모양이다.
요즘 식으로 속되게 표현하자면 '듣보잡(?)'이었던 셈이다. 오죽하면 그 흔한 절집 내력이나 변변한 지명 유래도 없이 현대의 군인들이 이름붙였다는 기차산이란 명칭이 버젓이 통용되고 있겠는가.
- 그러나 사람들이 몰랐을 뿐이다. 직접 돌아 본 장군봉은 산세로만 따진다면 뜨악한 100대명산보다 훨씬 흥미롭고 근사한 명산이었다.
가을색 완연한 봉만(峰巒)의 아름다움과 그 절경의 마지막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는 해골바위는 무릇 유산(遊山)의 도(道)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둘러봐야 할 필수 코스라 할 것이다.
▼ 시작부터 장군봉이 어서 오라고 고개를 내밀었다. ▼
▼ 마을 한가운데로 맑은 암반 계류가 흐르고 있다!!
왠지 시작부터 이 마을에 기분좋은 느낌을 갖게 되었다. ▼
▼ 마을에 대한 난데없는 호감은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인심이 좋았다는 기록은 얼핏 기억에 남았지만 오늘 첫인상은 매우 정감이 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실 마을 주민들에게는 전국의 등산객들이 몰리는 것은 하등의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난리로 외지인을 배척하는 시국에 마을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불청객들이 곱게 보일리 만무할텐데...
마을을 지나는 동안 아무런 배타(排他)의 흔적이나 눈치도 발견할 수 없었다. ▼
▼ 오른쪽으로 올라 왼쪽으로 내려 올 것이다. ▼
▼ 산길 초입에 감들이 멀쩡하게 매달려 있다.
수많은 등산객들도 손을 대지 않았으니 어쩐지 뿌듯한 기분이다. ▼
▼ 잠시 오르막이 이어지는 초입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다. ▼
▼ 잠시 평탄한 숲길도 이어지고. ▼
▼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
▼ 사진으로 자주 보았던 첫번째 바위 구간. ▼
▼ 보기보다 거리도 짧고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구간이다. ▼
▼ 좌측 중수봉 방향 능선의 모습. ▼
▼ 어느덧 구수마을이 멀리 내려다 보이고. ▼
▼ 바위 구간과 숲길이 교대로 나타난다. ▼
▼ 의외로 흙길이 길게 이어지기도 하는데, ▼
▼ 잠시후 가야 할 능선길. ▼
▼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부쩍 바위구간이 많아진다.
골산의 풍모가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
▼ 오른쪽 장군봉 정상으로부터 가야 할 암릉길.
제법 기대가 되는 그림들이다. ▼
▼ 뾰족한 장군봉 정상이 정면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 지나온 방향의 파노라마 전경. ▼
▼ 쉬기 좋은 마당바위 조망터도 자주 나타난다. ▼
▼ 하늘을 찌를듯한 장군봉 정상이 눈앞으로 다가 왔다. ▼
▼ 당겨 본 정상부. ▼
▼ 마지막 정상부 슬랩 구간을 오르기 직전 시원하게 조망이 터지는 쉼터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
▼ 봉우리마다 울긋불긋 가을색이 물들어 가고 있다. ▼
▼ 오른쪽 정상에서 뚝 떨어졌다가 몇 개의 암봉을 넘어가게 되는 흥미로운 구간이다. ▼
▼ 정상을 오르는 마지막 암벽 구간.
역시 보기보다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
▼ 경사는 심하지만 안전시설들이 잘 되어 있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
▼ 주천면 방향의 그림. ▼
▼ 장군봉 정상에서 휘둘러 본 파노라마 전경.
이렇게 보면 가운데 구수마을이 기가 막힌 명당 자리임을 알 수 있다. ▼
▼ 장군봉 정상은 비교적 넓고 평탄하지만 왼쪽은 온통 수직 바위절벽이다.
가장 높은 바위에 올라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 본다.
사진의 왼쪽 끝이 운장산 일대 마루금이다. ▼
▼ 잠시후 가야 할 건너편 암봉을 당겨보고, ▼
▼ 북장군봉 너머 완주군을 대표하는 울끈불끈 대둔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
▼ 장군봉에서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시작은 그저 가파른 흙길이다. ▼
▼ 아하, 여기였구나.
살짝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
▼ 내려와서 돌아 본 절벽구간.
이 곳 역시 사진으로 보기보다는 훨씬 수월한 구간이다.
다만 다리가 짧은 이들은 잠깐의 비애(?)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
▼ 뒤돌아 본 장군봉의 수직절벽.
누구 말마따나 거대한 바위조각들이 금새라도 무너져 내릴듯 위태롭게 보이기도 한다. ▼
▼ 장군봉에서 내려서는 구간을 당겨 보고, ▼
▼ 다시 가파른 흙길을 조금 더 내려간다.
정작 수직 바위 구간보다는 이런 흙길이 훨씬 위험하고 불편할 수 있다. ▼
▼ 건너편 첫번째 암봉에서 돌아 본 장군봉
정상부 가장 높은 바위에 한 사람이 올라가 있다.
막상 올라갔을 때는 몰랐지만 여기서 보니 아찔한 그림이기도 하다.
사실 저 바위 위에서는 3,4명이 식사를 하며 쉴 수도 있다. ▼
▼ 장군봉 정상부의 전체 모습.
오른쪽에서 올라 가운데쯤에 하산로가 있고 왼쪽 너머로는 성봉을 지나 운장산, 연석산과 이어지게 된다.
채력에 자신있는 이들은 운장산을 오른 후 이곳까지 묶어서 한번에 걷기도 한다. ▼
▼ 두꺼비바위가 있는 건너편 봉우리. ▼
▼ 눈알까지 튀어 나온 것이 나름 두꺼비처럼 생겼다.
왼쪽 너머 운장산이 보인다. ▼
▼ 두꺼비바위를 지난 후부터 등로는 유순해진다. ▼
▼ 걷기 좋은 편안한 능선길이 길게 이어지고, ▼
▼ 장군봉 표지가 달려있는 북장군봉을 지난다. ▼
▼ 금만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든다. ▼
▼ 하산길은 역시 가파르다. ▼
▼ 안전시설물들이 의외로 편안하여 급경사 내리막을 쉽게 걸어간다. ▼
▼ 왼쪽으로 장군봉이 멀어져 보이고, ▼
▼ 아랫쪽 가운데에 해골바위 상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
▼ 당겨본 해골바위 상부. ▼
▼ 해골바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
▼ 해골바위 상부의 이런 모습 때문에 주민들은 '용뜯어먹은 바우'라 부른다는데.. ▼
▼ 오늘의 목표 해골바위와 마주 섰다.
'용뜯어먹은 바우'라는 멀쩡한 이름을 놔두고 하필 재수없는 '해골'로 부르냐는 주민들의 불만이 충분히 이해되긴 하지만, 역시 이름은 단순명료해야 한다. 어쨌든 등산객들이 부르기 시작했다는 해골바위 명칭은 이미 전국으로 널리 퍼져 버렸다. ▼
▼ 입, 코 부분까지 모두 올라갈 수도 있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으니 애매하다.
셀카 촬영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혼자 들고뛰는 호들갑을 떨기도 스스로 민망해지는 것이다. ▼
▼ 자연의 신기한 장난에 감탄하며 한참을 해골바위 앞에 머물렀다.
그나저나 뜬금없는 산중턱 숲속에서 이렇게 기묘한 형상을 처음 발견했던 사람은 얼마나 놀랐을까.
그의 환호작약, 대경실색 호들갑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
▼ 등산객 몇 사람의 기척이 위에서 들려 오기에 슬슬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
▼ 내려오며 뒤돌아본 해골바위. ▼
▼ C지역 공터가 나타나면 거의 평탄한 길만 남은 셈이다. ▼
▼ 해골바위 이후 하산길이 은근히 지루하게 느껴진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숲길이 계곡을 여러번 건너며 상당히 길게 이어진 탓이다. ▼
▼ 넌 또 뭐냐~~?
프레데터에 나오는 외계인 사냥꾼도 떠오르고..? ▼
▼ 시원하게 세수를 한다.
수량은 적지만 물고기가 많은 사는 맑은 계곡물이다. ▼
▼ 처음의 갈림길에 도착한다.
아까는 왼쪽으로 올라 갔었다. ▼
▼ 개 한 마리가 잠시 째려 보는듯 하더니 금새 꼬리를 흔들며 달려든다.
전국의 산자락을 다니다 보면 사유지랍시고 멀쩡한 길을 막거나, 시뻘건 경고표지에, 그악스럽게 짖어대는 개새끼들까지, 철저하게 배척당하는 이방인으로서의 서러움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낯선 이를 반갑게 따르는 개 한 마리가 어쩌면 이 마을의 분위기나 인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
▼ 마을에서 당겨 본 장군봉 정상부. ▼
▼ 주차장에 도착하여 거의 2시간을 홀로 기다린다.
여유로운 산행, 遊山의 취지에는 적극 찬동하는 바이나 이 산악회는... 너무 심하다~~
나 역시 충분히 놀면서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들이야말로 '산에서 놀기'의 진정한 대가(大家)였던 것이다?!!!
불과 지난주 천등산의 헐레벌떡 산행과는 너무 비교가 되니 홀로 쓴웃음이 지어진다. ▼
- 뒷풀이는 완주군내 식당으로 이동하여 거하게 대접받은 것까지는 감사, 감사했는데.. 이번에는 밥먹는데 1시간반이 걸렸다!!.. 식당이 진짜 한정식처럼 음식이 차례대로 나오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모든 일행들이 배가 불러 어쩔 줄을 모르다가 어둑어둑해질 무렵에야 버스가 출발할 수 있었다. 덕분에 밤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으니... 새벽 1시가 넘어 월요일 출근을 걱정하며 겨우 눈을 붙였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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