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금전산, 제석산 산행에 이어 둘째날. 통명산을 향해 주암호 호반도로를 빠르게 달리던 중 송광사 이정표를 발견하고 급하게 운전대를 꺾었다.
마누라와 조계산과 선암사는 함께 갔지만 송광사는 나혼자 다녀온 것에 문득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어제 산행도 같이 못했으니 먼길 떠나온 흔적이라도 가볍게 남겨줄 요량이다.
모든 종교를 근본적으로 혐오하는 나를 의식한 탓인지 집사람은 평소 종교적 편향을 드러낸 적은 없지만 절집에 대한 호감은 눈치채고 있었으니 나름 마누라를 위한 나의 효도(?)인 셈인데, 차마 생색을 낼 수는 없고...
- 송광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이다. 대길상사(大吉祥寺)·수선사(修禪社)라고도 하며, 해인사, 통도사와 더불어 우리 나라 삼보사찰(三寶寺刹)의 하나로 승보사찰(僧寶寺刹:훌륭한 스님을 가장 많이 배출함으로서 얻어진 이름)로서 매우 유서깊은 절이다.
‘송광(松廣)’이라는 절 이름은 조계산의 옛 이름인 송광산(松廣山)에서 비롯된 것으로, 송광에 대한 몇 가지 해석이 있다.
먼저, 구전(口傳)해 내려오는 전설에는 이 산이 장차 ‘십팔공(十八公)이 배출되어 불법(佛法)을 널리[廣] 펼 훌륭한 장소’이기 때문에 송광이라 하였다고 한다. 소나무 ‘송(松)’자를 ‘십팔공(十八(木)+公)’이라고 파자(破字)하고 ‘광(廣)’자를 불법광포(佛法廣布)의 뜻으로 해석한 데서 유래한다.
또다른 전설에는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이 절터를 잡을 때 나복산(羅逗山:현재의 母后山)에서 나무로 깎은 솔개[木鴟]를 날렸더니 국사전(國師殿)의 뒷등에 떨어져 앉았으므로 이 뒷등의 이름을 치락대(鴟落臺)라고 불렀다 한다. 이 이야기를 토대로 하여 최남선(崔南善)은 송광의 뜻을 ‘솔갱이’(鴟의 방언)라고 풀었다.
끝으로, 김영수(金映遂)는 이 산에 ‘솔갱이(松의 방언)’가 가득 차 있었으므로 지방사람들이 이 산을 예로부터 ‘솔메’라고 해 왔으며, 그래서 송광산이란 이름이 생긴 것으로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송광의 ‘광(廣)’은 원래 언덕을 의미하는 ‘강(崗)’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승려 임석진(林錫珍)도 『송광사사지』를 저술하면서, 김영수의 해석을 가장 타당하다고 보았다. 산에 소나무를 많이 심어 바위가 드러나지 않게 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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