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유명산 (산림청 100대 명산)
2.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3. 높 이 : 862미터
4. 산행시간 : 4시간 50분 (순수 산행시간 약 3시간)
5. 산행거리 : 약 7Km
6, 산행코스 : 주차장 → 종합안내판 → 북능 → 정상 → 유명산계곡 → 주차장
7. 동 행 자 : 인천산악회 31명
- 본격적인 무더위와 휴가철이 시작된 8월의 첫 주말. 나는 휴가 계획이 없다. 여름이면 늘 자연휴양림을 찾곤 했지만 어느덧 아이들이 크면서 시간맞추기도 어렵고 마누라는 찬 계곡물에 몸 담그는 걸 싫어하니 자연스럽게 가장의 의무(?)에서 해방된 탓이다. 올해는 차라리 혹서기를 피해서 산행지 욕심이나 채워 볼 계획이지만 그렇다고 주말마저 그냥 날려 버릴 수는 없다.
- 유명산을 8년만에 찾았다. 100대명산을 시작한 2011년 가족과 함께 걸었던 코스 그대로 걷는다. 오늘은 사실 산행보다는 계곡이 목적이다. 최근 비가 많이 왔으니 수량은 풍부할 터이고, 이번 주는 놓칠 수 없는 타이밍이니 알탕이나 실컷 즐겨볼 심산이다.
▼ 유명산 입구에서 버스가 헤매는 바람에 도착시간이 꽤나 지체되었다. ▼
▼ 짐작 그대로 계곡물은 시원하게 흘러 내린다. ▼
▼ 본격적인 산행 전에 산행리더에게 하산 시각을 물어보니 주차장으로 15시까지 오라고 한다..??
11시가 거의 다 된 시각인데 불과 4시간 남짓을 준다고 하니 잠시 어리둥절해졌다.오늘 멤버들은 대부분 산행 초보자로 알고 있는데 이 더운 날에 산행만 하라는 것인지...
경험없는 산행 리더 때문에 갑갑한 기분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
▼ 이 산악회는 몇번 따라 왔었지만 특별히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 도리어 내심 탄복할만한 리딩 대장들을 만나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 산행리더께서는 3명 이상 모여 걸으라는둥, 선두대장을 앞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둥, 버스에서부터 엉뚱한 멘트를 날려서 내심 떨떠름했었다.
나이 한 살 더 먹어가며 내가 너무 까칠해지는건 아닌지 스스로 반성도 해보지만 간혹 산에서 진짜 '대장' 놀이을 하려는 산행리더를 만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짜증이 밀려 오곤 한다.
그리하여 일찌감치 맨앞에서 걷는다. 미리 가서 뒤따라오는 일행들의 동태를 살피며 나홀로 휴식과 알탕의 자유를 즐길 생각이다. ▼
▼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땀이 줄줄 흐른다.그래도 계곡물에 뛰어들 희망으로 쉼없이 전진한다. ▼
▼ 능선부에 붙으면 바람이 좀 불어 줄 걸로 기대했거만...여전히 한증막같은 더위가 계속된다. 이미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버렸다. ▼
▼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공터에서 홀로 자리를 깔았다.소주 한 잔을 하며 한참을 쉬고 있자니 선두 일행 몇 명이 올라온다.
그들을 보내고 배를 충분히 채운 후에야 서서히 일어났다. ▼
▼ 정상부 그림도 8년전과 별다른 변화가 없다. ▼
▼ 용문산도 당겨 보고. ▼
▼ 복잡한 와중에 인증샷도 하나 찍었는데 카메라 렌즈에 문제가 생긴 것을 미처 몰랐다. ▼
▼ 렌즈 가운데에 김이 서린 것도 모르고 파노라마를 찍어댄다.용문산 정상에서 우측 백운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위로 뭉게구름이 아름답다. ▼
▼ 느닷없이 렌즈에 습기가 찬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처 알아채지 못한 탓에 사진들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어쩐지 포커싱이 잘 안되더라니... ▼
▼ 식사를 시작한 산악회 일행들을 지나쳐 가파른 내리막을 걷는다. ▼
▼ 등로 한 가운데에 작은 물길이 생겼을 정도이니 비가 많이 오긴 했나보다. ▼
▼ 오른쪽 작은 계곡에서도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온다. ▼
▼ 계곡 합수부에 이르러 본격적인 물자리 탐색에 나선다. ▼
▼ 계곡길을 1시간은 걸어야 하므로 너무 일찍 물에 빠지면 안된다.
기껏 시원하게 옷까지 갈아 입은 후 다시 땀이 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
▼ 그러나 하류로 내려 갈수록 사람도 많아지고 옷 갈아입기도 불편해질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물속으로 뛰어 들었더니 머리가 아플만큼 물이 차다!!
그저 여름에는 이 맛으로 산을 찾는 것인데.. 잠시 천국을 경험한다. ▼
▼ 이리저리 물자리를 옮겨가며 홀로 희희낙락한다.
남은 소주도 한 잔 하면서 여유를 즐긴다. ▼
▼ 산악회 일행들이 지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천천히 옷을 갈아 입었다.
마음이야 몸이 덜덜 떨릴 때까지 계곡물에 빠져 있고 싶지만 산행리더께서 어떤 스케줄이신지 짐작할 수가 없으니 적당히 꽁무니는 따라 붙어야 한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것처럼 이미 예정된 하산시각은 훌쩍 지나게 될 것이다. ▼
▼ 우리 산악회 일행 몇몇을 추월한다. ▼
▼ 거의 휴양림 입구까지 내려와서야 산악회 일행들이 계곡물에 뛰어 들었다.
버스 위치도 모르고 향후 일정도 모르니 그들 옆에서 세수를 하며 잠시 눈치를 본다. ▼
▼ 물놀이에 빠진 산행리더께서 버스 출발시각을 그제서야 4시 이후로 미뤄 버리고...
버스 위치를 확인하여 먼저 내려 와보니 시간이 애매하다.
뒷풀이 없는 산악회여서 근처 식당까지 미리 물색해 놨었는데 그걸 잠시 잊고 있었다.
홀로 식당가에 앉아서 바쁜 뒷풀이를 즐긴다. 애초부터 시간을 5시간 정도로 정해서 4시까지 하산하라고 했으면 여러모로 유유자적하였을 것이다.
진행상 아쉬움은 있었지만 모처럼 계곡물에 몸은 담궈 보았으니 보람찬 여름날 遊山의 도를 실행한 만족스런 하루였다. ▼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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