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호룡곡산(虎龍谷山, 300대명산/산림청 숨겨진우리산 312번째)
2. 위 치 : 인천광역시 중구
3. 높 이 : 244미터
4. 산행일시 : 2022. 3. 6.(일) 09:00-10:55 (1시간55분, 순수산행시간 1시간30분 이내)
5. 산행거리 : 5Km
6. 산행코스 : 하나개해수욕장 주차장 → 해안관광탐방로 → 부처바위 → 호룡곡산 정상 → 호랑바위 → 하나개해수욕장 주차장(원점회귀)
7. 동행자 : 마누라
- 하필 함께 사는 둘째녀석이 수요일에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덕분에 다음날 아내와 함께 PCR검사를 받는다. 상황이 이러하니 입금까지 한 토요일 산행일정은 취소하고 사무실도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루 휴가를 사용하였다. 기왕지사 처음으로 콧구멍을 찔렀으니 확진 판정을 받고 1주일만에 깔끔한 '완치확인서'를 받고 싶었는데... 금요일 아침에 받은 결과는 부부가 함께 음성이다. 이리하여 이번주 토요일은 흐지부지 산행지도 못찾고 하루를 날리게 된 것이다.
- 일요일까지 날릴 수는 없어서 아껴둔 카드를 쓰기로 한다. 다리가 생긴 후로는 무의도를 두번째 찾는 셈이다. 호룡곡산도 오래전 올랐던 곳이지만 정상 인증샷이 없으니 마누라와 함께 좋은 날에 슬슬 걸어보려던 곳이다.
집에서 3,4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 그러나 사실 인천공항이나 영종도, 용유도, 무의도 주변은 나에게 여러 상념을 일으키게 만드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 호룡곡산은 높이 244m로 맑은 날 정상에 오르면 서해의 관문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손에 닿을 듯하며 남으로는 서산반도가 시야에 아물거리며 북으로는 교동섬을 넘어 연백반도와 웅진반도가 수평선 넘어로 시야에 들어오는 조망과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국사봉과 실미해수욕장, 호랑바위로 이어져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으며, 등산로 능선과 계곡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이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대한민국 구석구석 참조)
▼ 하나개해수욕장을 지난다.
몇 주 전에도 드라이브 삼아 마누라와 함께 둘러보기도 했었다. ▼
▼ 해안 모래밭이 근사해 보이지만 나는 사실 서해를 좋아하지 않는다. ▼
▼ 어찌 됐든 하나개해수욕장, 무의도는 늘 술과 함께 기억되는 곳이다.
이런저런 모임에서 행사로는 여러번 찾았지만 직접 차를 끌고 나선 것은 오늘이 두번째인 셈이다. ▼
▼ 워낙 오랜만이라 이런 길이 생긴 줄도 몰랐었다. ▼
▼ 뒤돌아본 국사봉. ▼
▼ 이런 시설들을 뭣하러 만들었을까.. ▼
▼ 해안탐방로를 걸으면서 묘하게 불편하고 불안해졌다.
다리가 흔들리는 것도 같고, 마치 발밑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두려움(?)이 내내 밀려온다.
나는 특별히 공포증 같은 걸 느끼는 스타일은 아닌데 어찌된 영문일까.. ▼
▼ 사실 인천공항 주변 지역은 오래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1996년 그해 여름은 을왕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참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거니와 내가 수습한 사망자만 10여명에 이르렀으니... 그 많은 사고 현장의 장면과 스토리들이 지금도 머릿 속에 생생한 것이다. ▼
▼ 갑자기 쫄보(?)가 돼버려서 이런 구간을 지나려면 다리가 후달린다. ▼
▼ 서해안의 갯벌, 특히 인천 부근 섬이나 바닷가를 보면 허망하게 시신으로 발견된 익사자들의 모습도 떠오르곤 한다. 본래 멘탈이 강한 편이라 자부하지만 오늘 이 해안탐방로는 무언가 내 안의 깊은 회한을 건드렸던 모양이다. 괴로운(?) 해안탐방로가 길기는 또 엄청 길다. ▼
▼ 바닷가에서 드디어 산길이 시작된다. ▼
▼ 완만한 숲길 오르막을 느긋하게 걸어간다.
근래 산행을 자신없어 하는 마누라도 오늘은 잘만 따라온다. ▼
▼ 능선이 가까워지며 잠시 가파른 오르막도 펼쳐진다. ▼
▼ 잠깐 땀을 쏟은 후 능선으로 오르면 또 편안한 길이 시작된다. ▼
▼ 설명을 읽어보니 부처바위라는 작명이 새삼 허망하게 느껴진다. ▼
▼ 호룡곡산 정상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
▼ 광명항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한다. ▼
▼ 예전에는 이런 정상석도 없었다. ▼
▼ 정상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전경. ▼
▼ 건너편 국사봉의 모습.
오늘은 차량 회수하기도 애매하여 국사봉은 건너뛸 참이다. ▼
▼ 당겨본 실미도. ▼
▼ 하나개해수욕장 전경. ▼
▼ 인천공항과 왼쪽 너머 마니산이 보인다. ▼
▼ 남쪽으로는 영흥도가 보인다.
하얀 연기가 보이는 영흥화력발전소는 예전 우리 회사의 오랜 고객이었다. ▼
▼ 국사봉을 바라보며 하산 시작. ▼
▼ 멋진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생각해 보니 이 방향으로는 나도 처음 가는 길인 것 같다. ▼
▼ 오늘 날씨가 괜찮을줄은 짐작했지만 나름 깔끔한 그림이 펼쳐지고. ▼
▼ 인천공항과 오른쪽으로 영종도 백운산도 보인다. ▼
▼ 내려다본 하나개해수욕장. ▼
▼ 작은 바위절벽 너머 국사봉. ▼
▼ '서해의 알프스'라니... 오글거리는 표현에 온몸이 배배 꼬인다.
그놈의 알프스 타령을 인천의 작은 동네산에서까지 보게 될줄은 몰랐다.
어쨌든 타국의 산이름을 멀쩡한 우리 지명에 덧붙이는 모습은 유럽사대주의적 발상으로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
▼ 호룡곡산에도 나름 바위가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가깝고 낮은 산이라고 너무 무시했던 것 같아 순간 반성하였다. ▼
▼ 호랑바위라... 무리한 스토리텔링을 마구 갖다 붙이는건 아니겠지??. ▼
▼ 졸졸 물흐르는 소리가 들려 또 놀란다.
무의도에도 계곡이 있었구나... ▼
▼ 11시가 되기전 매표소 출구를 빠져 나간다.
인천대교를 건너 금방 집 근처로 돌아왔다. ▼
▼ 집 앞에서 마누라와 함께 편안한 뒷풀이를 즐긴다. ▼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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