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이름 : 도명산
2. 위 치 : 충청북도 괴산군
3. 높 이 : 400미터 부근에서 중도 하산
4. 산행시간 : 5시간25분 (순수트레킹시간 2시간30분)
5. 산행거리 : 7.3Km
6. 산행코스 : 자연학습장 → 학소대 → 도명산 중턱(중도 하산) → 학소대 → 화양계곡 물놀이 → 화양동 주차장
7. 동행자 : 4050산악회
- 산악회를 따라 가서 정상을 포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도명산에서 첨성대 쪽 하산길이 최근 공사중이어서 통제된 것을 미리 알고 산악회쪽에 건의했던 코스 변경이 반영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학소대에서 도명산 정상을 올라 다시 갔던 길로 돌아오는 흥미없는 산행코스가 추진되었다.
건너편 공림사에서 올라 낙영산, 도명산으로 넘어오면 좋았겠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 어차피 갈 곳이 없어 따라 나선 길, 도명산은 내 350명산 리스트에도 없는 산이다. 가령산, 낙영산까지 한번에 돌면 1,000대명산으로는 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꼴랑 도명산 하나 오르는 것은 영 보람없는 일이다.
출발 전부터 정신상태가 이 모양이니 바람없는 숲속 오르막길을 걷는 일이 고역인 것은 당연하다. 1시간쯤 걷다가 만사가 귀찮아져서 산행을 포기하고 말았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아도 잘한 결정이었다.
- 화양계곡에는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의 유적지가 있다.
송시열을 조선 후기의 대학자라거나 뛰어난 인물로 착각, 혹세무민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난무하므로 잠시 언급하고자 한다.
내가 생각하는 송시열은 임진왜란을 계기로 뿌리째 무너져 내린 잔혹 조선의 시작으로부터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교활한 지배세력의 반동과 시대적 배신을 상징하는 원흉일 뿐이다.
송시열과 서인, 노론으로 이어지며 철저하게 지배세력간의 이익과 권력다툼으로만 점철된 조선 후기의 참혹한 민중의 역사는 사실 임진왜란과 선조의 용렬한 정치로부터 잉태된 것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악의 세력들이 친일 귀족, 반공, 군사독재의 변신을 거치며 작금의 21세기까지도 건재하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의 이익과 부귀영달만을 도모하는 부패 기득권 세력의 400년 불패 신화는 여전한 현재진행형이다.
▼ 벌레가 새까맣게 얼굴로 달려 든다.
산행내내 짜증스럽게 만들던 이 징글징글한 벌레는 나중에 알고 보니 각다귀였던 것으로 보인다. ▼
▼ 거북바위.
아휴~ 끝없이 달라붙는 벌레 때문에 아주 미쳐 버리겠다. ▼
▼ 저것이 학소대인가?. ▼
▼ 화양계곡은 예상처럼 수질이 좋지 않다.
이 정도면 계곡이 아니라 개천이라 할 것이다. ▼
▼ 숲속 오르막길에는 바람 한 점이 없다. ▼
▼ 등산로 정비공사가 한창이고. ▼
▼ 학소대 다리에서 도명산 정상까지 절반쯤 왔을까?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고... 함께 온 모임의 형과 함께 그만 하산하기로 한다. ▼
▼ 계곡 물자리를 잡고 풍덩 빠져든다.
내내 여기서 쉬고 싶었는데 물 밖에만 나오면 산모기가 환장을 하고 달려든다.
10여 군데를 물어 뜯긴 후에 결국 여기서도 철수하기로 했다. ▼
▼ 와룡암. ▼
▼ 능운대. ▼
▼ 저것은 첨성대인지.. ▼
▼ 우리 산악회 B팀 멤버들을 발견하고 합류한다. ▼
▼ 2시간 넘게 물자리에서 뒹굴거린다.
물이 워낙 지저분한 데다가 어찌나 미적지근한지.. 영 흔쾌한 기분은 아니다. ▼
▼ 화양구곡'(華陽九曲)은 송시열이 이름붙였다고 하는데 저 정자는 그가 노닐던 암서재라고 한다. ▼
▼ 송시열이 살던 집인가 보다. ▼
▼ 운영담이란다.
송시열이 이런 바위들마다 이름을 새겨 놓았단다.
요즘 같으면 불학무식, 광오한 자연 훼손의 짓거리이니 화양구곡이야말로 왜란과 호란 이후, 그 격변의 17세기를 노회한 떼거리 당파정치와 고담준론의 신선놀음으로 만수무강하신 그만의 별천지를 상징하는 공간이라 할 것이다. ▼
- 산행후 괴산의 냉면집으로 이동하여 소주 한병을 복용(?)하고 해가 지기 전에 귀가를 완료하였다.
역시 물놀이 산행을 제대로 하려면 맑은 계곡을 찾아가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곱씹어 본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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