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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우리산 252(完)

224. 전남 강진 만덕산(409m) 정약용의 茶山과 백련사 동백숲(2016.3.26)

by 일신우일신1 2016.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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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만덕산 (萬德山350대명산 224번째)
2. 위 치 : 전라남도 강진군3. 높 이 : 409미터
4. 산행일시 : 2016. 3. 26(토) 11:10 - 15:20 (4시간10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30분 이내)
5. 산행거리 : 8.5Km
6. 산행코스 : 석문교 → 용문사 → 암릉 → 바람재 → 만덕산 깃대봉(정상) → 백련사 → 다산초당 → 다산기념관
7. 동행자 : 뫼오름등반클럽 34명 

 

 

 

 

- 만덕산은 강진읍 남쪽에 위치한 높이 412미터의 야트막한 산으로 마을 뒷산처럼 보잘것 없지만, 산 안으로 파고들면 앙팡지고 아기자기한데다 능선에는 상당한 크기의 암석들이 많으며, 그윽한 정취마저 넘치는 산이다. 산기슭에는 천년고찰 백련사와 조선 말기의 실학자 다산선생의 실학정신이 깃들어 있는 다산초당 등 역사적 자취를 더듬어 볼만한 곳이 있어 등산과 유적지 답사를 겸한 산행으로 제격이다. 
산세 또한 부드러워 가족산행지로도 권장할 만하다. 바람재에서 석문사에 이르는 등산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잡목과 잡초가 등산로를 뒤덮고 있으나 이정표가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어 산행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백련사 주변으로는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된 1500여 그루 동백나무가 1.3헥타르에 걸쳐 자라고 있으며, 특히 절 앞에 많이 모여 자란다.(산림청 자료 참조)

 

- 봄맞이 남녘산행 제2탄. 지난주 월출산에 이어 오늘은 숨겨진 보석같은 고장 전남 강진의 만덕산이다.나의 산행목록에는 있었으되 워낙 낮은 산이어서 거의 관심이 없었던 곳이다. 마땅히 따라 갈 만한 산악회 공지가 없어서 선택된 만덕산은 별다른 사전 정보도 없이 봄꽃이나 구경해 볼 요량으로 나선 길이다.

 

- 만덕산은 茶山이다. 오랜 옛날부터 야생차(茶)가 많이 자생하여 이렇게 불리웠다는데 우리에게는 정약용의 號로 더 알려져 있다. 직접 체험한 만덕산은 다산 정약용과 천년고찰 백련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림 등의 단단한 스토리텔링으로 엮어진 최고의 산행지였다. 특히 석문산과 이어지는 국내 최장의 구름다리가 완공되는 6월 이후에는 전국의 등산 동호인들에게 각광받는 새로운 산행 명소가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산행 들머리는 석문교 부근, 용문사 입구이다.

워낙 먼 거리를 이동하다 보니 이미 11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다. ▼

 

 

 

▼ 오늘도 활짝 핀 매화가 산행 시작을 반겨 주고. ▼

 

 

▼ 용문사에 도착하니 양지쪽에 활짝 핀 진달래 군락이 눈에 띈다.

날카로운 바위 틈에 점점이 분홍빛으로 번진 봄의 명화는 사뭇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

 

 

 

 

 

 

 

▼ 날카로운 암벽 사이로 팔각정이 보이고.

좌측 석문산과 이어지는 구름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

 

 

▼ 석문산이 어디인가. 그 유명한 덕룡, 주작 산행의 시작과 끝이 아닌가.

작년 이맘때 바로 저 봉우리 너머에서 덕룡산 산행을 시작했었다.

석문산과 만덕산 줄기를 잇게 될 111m의 저 구름다리는 올해 6월 완공 예정이다. 그 때가 되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진안 구봉산의 구름다리는 "국내 최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한번 보면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석문산의 절경이 등산로 공사로 훼손된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지만 이미 공사는 시작되었다. 2014년 발파 작업에 따른 경관 훼손이 문제되어 잠시 공사를 중단하는 등 나름대로 신중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모양이다. ▼

 

 

▼ 반대편에서 바라 본 석문산의 모습.(2015.4.12)

작년 봄에 덕룡산을 오르며 뒤돌아 본 모습이다.

이제 구름다리가 완공되면 저 아래 소석문에서 석문산을 올라 만덕산까지 걷는 명품 산행코스가 생겨나는 것이다. ▼ 

 

 

▼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져 땀이 줄줄 흐른다.모두가 첫번째 봉우리를 향해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 사실 석문산은 길게 이어지는 산길을 가로막는 존재이기도 했다.

만덕산에서 석문산만 지나면 덕룡산, 주작산, 오소재와 두륜산, 대둔산, 달마산까지 내달릴 수 있는 길고 긴 남도의 명품 산길이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저 구름다리와 함께 석문산의 등산로가 정비되면 소석문에서 시작되어 석문산의 기암 절경과 만덕산의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산행 코스가 크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감히 장담해 본다.

물론 덕룡, 주작에 두륜산까지 하루에 해치우는 하드코어 산행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새로운(그러나 즐거운??) 숙제가 생긴 셈이다. 분명코 만덕산에서 두륜산까지 단숨에 종주했다고 자랑하는 슈퍼 울트라캡숑 짱(?)의 산꾼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

 

 

 

▼ 주작, 덕룡으로부터 석문산을 거쳐 이어져 온 날카로운 암릉의 기세가 잠시 계속된다. ▼

 

 

 

▼ 힘겹게 첫 봉우리를 넘으니 멀리 만덕산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

 

 

▼ 저멀리 보이는 산이 금강산인지?. ▼

 

 

 

 

 

▼ 가야 할 길. 파노라마 사진도 만들어 보고. ▼

 

 

 

▼ 산길은 가파르게 치고 올랐다가 또 가파르게 떨어진다. ▼

 

 

 

 

▼ 중간중간 편안한 숲길도 이어진다. ▼

 

 

▼ 잘 정돈된 강진만 너머로 장흥 천관산이 아스라하다. ▼

 

 

 

 

 

▼ 지나온 길. ▼

 

 

▼ 그리고 가야 할 길.

만덕산 정상은 아직 까마득하다. ▼

 

 

▼ 앞서 걷던 산악회 일행들이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나는 한 발짝 뒤에 떨어져 걷는다. ▼

 

 

▼ 줌으로 당겨 본 만덕산의 모습.

사실 저 봉우리 한 웅큼이 진짜 만덕산이다. ▼

 

 

 

 

 

 

▼ 잠시 편안한 숲길이 펼쳐지더니 한참을 내려 간다. ▼

 

 

▼ 내려 왔으니 또 올라 갈 밖에.

특히 이 구간에서는 모두들 힘들어 한다.

쉬지 않고 걸었으니 살짝 체력이 떨어질 때도 됐다. ▼

 

 

 

 

 

 

 

▼ 봉우리 몇 개를 넘어서자 앞서가던 우리 선두 일행이 자리를 펼쳤다.

중간, 후미 팀은 중간에 식사를 시작해서 이미 추월한 터이다.

이번에도 나는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

 

 

 

 

▼ 인적없는 바람재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는 숲길을 홀로 걷노라니 콧노래가 절로 나지만 허기가 밀려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후 1시가 다 되어 가는데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김밥 반 줄 밖에 먹은 것이 없다. ▼

 

 

 

▼ 가파른 암벽을 기어 올라와 나도 자리를 잡았다.소주도 한 잔 마시며 30분 넘게 휴식을 취한다.우리 일행들 오는 모습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그들이 멀리 보이면 슬슬 움직이려 하는 것이다. ▼

 

 

▼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희미하지만 덕룡, 주작 너머 두륜산까지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 온다. ▼

 

 

▼ 왼쪽 멀리 완도 상황봉도 보인다.역광이어서 HDR사진으로 촬영했다. ▼

 

 

 

▼ 한참을 쉬었는데도 우리 일행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혼자 움직이기로 한다. ▼

 

 

▼ 가야 할 길.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서는 만덕산 정상이 보이지도 않는다. ▼

 

 

▼ 가파른 암봉을 겨우 올랐다 했더니 또 내려 간다.거친 암봉 하나를 우회하는 것이다.

 

 

 

 

▼ 다시한번 지나온 길. ▼

 

 

▼ 가야 할 길.

아직도 봉우리 몇 개를 넘어야 한다. ▼

 

 

 

▼ 드디어 만덕산 정상 직전에 이르렀다.

정상을 500m 남겨 두고 다산초당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였는데 아무래도 우리 팀들은 그리로 빠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

 

 

▼ 409m에 불과한 만덕산은 호락호락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잠시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것이다.

아이고, 다리가 팍팍하다. ▼

 

 

 

▼ 지나온 길.

흐릿한 저 너머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빙 돌아서 암릉길을 지나온 것이다. ▼

 

 

 

▼ 만덕산 정상을 구태여 깃대봉이라 할 량이면 지금껏 지나온 수많은 무명봉 가운데 한 두 개에도 이름을 붙이는 것이 강진군의 만덕산 관광상품화 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다.기껏 석문산과 덕룡, 주작을 이어 놓고는 중간의 애매한 코스를 방치해 버리면 뭔가 동기 부여가 안되는 느낌이다. ▼

 

 

 

▼ 탐진강으로부터 강진만 앞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이 뚜렷하다.

초록으로 물든 너른 밭이 봄이 왔음을 평화롭게 웅변하고 있다. ▼

 

 

 

▼ 다시 지나온 길을 사진에 담아 본다.멀리 두륜산의 능선길을 또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확실히 만덕산 정상으로부터 석문산,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모습이다.

HDR 사진으로 촬영. ▼

 

 

▼ 건너편에서 바라 본 석문산, 만덕산의 모습.(2015.4.12)

역시 작년 봄에 덕룡산을 오르며 뒤돌아 본 모습이다.

석문산을 지나 사진 중앙의 만덕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의 마루금이 뚜렷하다. ▼  

 

 

▼ 이제 하산길이다.3시까지는 산행을 마쳐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정상 부근 암릉에서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 ▼

 

 

 

▼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지고. ▼

 

 

▼ 백련사와 천연기념물 동백숲, 차밭이 내려다 보인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다산초당은 차밭의 오른쪽 언덕을 넘어 한참을 더 가야 나타난다. ▼

 

 

 

 

 

▼ 잠시 숲길을 걸으면 나뭇잎 사이로 건물이 보인다. 백련사다. ▼

 

 

▼ 백련사는 유서깊은 천년 고찰이다.

고려의 8국사(國師)를 연속으로 배출하는 등 천태종의 결사도량(結社道場)으로서 조계종을 대표하는 조계산 송광사 중심의 수선사(修禪社)와 쌍벽을 이루었던 백련사결사(白蓮社結社)계종을 대표하는 실천 중심 불교중흥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

 

 

▼ 《동국여지승람》에서는 백련사를 일컬어 ‘남쪽바다에 임해 있고 골짜기 가득히 송백이 울창하며 동백 또한 곁들여서 수목이 싱싱하게 푸른 모습이 사계절을 통해 한결같은 절경’이라 하였다.

대웅보전 현판은 동국진체(東國眞體)를 완성한 원교(員嶠) 이광사의 글씨라고 한다.

글씨체가 어디서 본 듯 하다 했더니 변산 내소사 대웅보전의 현판과 매우 흡사하다. 같은 사람의 글씨인 탓이다. ▼

 

 

 

 

▼ 백련사는 토성 위에 자리잡고 있다.

외세의 잦은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행호토성(行乎土城)이 그것이다. ▼

 

 

▼ 동백꽃이 피어 있다. 다음 주 정도면 만개하여 한창 볼 만할 것이다.

이 동백림도 800년이 넘었다 하니 가히 유서깊은 역사의 향기가 온숲을 가득 채우고 있다. ▼

 

 

▼ 동백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왼쪽으로 내려 가야 하는데 나는 다산초당 방향으로 가야 한다. ▼

 

 

▼ 다산초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또다시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

 

 

▼ 푸르른 차밭과 농밀한 동백숲 너머로 강진만이 호수처럼 가라앉아 있다. ▼

 

 

 

 

▼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이 길은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하다.

유배된 다산 정약용과 백련사 혜장선사가 서로 차를 마시며 담소하기 위해 자주 왕래했던 우정의 길이다.

수백년을 뛰어넘어 잠시나마 같은 공간을 함께 걷는 소회는 또한 특별한 것이다. ▼

 

 

 

▼ 정약용이 흑산도로 귀양간 둘째형 정약전을 그리워했다는 천일각.

물론 이 스토리는 후대의 상상의 산물로서 이 정자는 1970년대에 세워진 것이다. ▼

 

 

▼ 보정산방은 "조선의 보배 정약용이 사는 방"이라는 뜻으로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글씨라고 한다. ▼

 

 

▼ 다산초당은 한 무리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다.누구 말마따나 艸堂은 없어지고 지금은 瓦堂이 되었으니 1958년 다산유적보존회가 새로 지은 것이라 한다. ▼

 

 

다산초당은 정약용이 18년의 유배기간중 마지막의 10년 동안 제자를 가르치며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명저를 남겼던 역사적 장소이다.

현판글씨가 좀 어색하다 하였더니 후손들이 추사 김정희의 서체를 집자하여 새긴 것이라고 한다. ▼

 

 

▼ 다산초당 아래 터널을 이룬 동백나무들이 거의 고목 수준이다.

강진의 동백나무 크기가 이러하니 실연한 영랑 김윤식이 목을 멜 수 있었을 것이다. ▼

 

 

 

 

▼ 마을길을 따라 다산기념관 부근으로 내려오니 몇몇 산악회 일행들이 보인다.정상 직전 갈림길에서 내려온 사람들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늘 본래 산행계획대로 걸은 사람은 내가 유일했다. 모든 사람들이 중간에 내려 오거나 백련사에서 버스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혼자 걸음을 서둘렀으니... ▼

 

 

▼ 강진의 서정적 문화와 역사를 대표하는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의 무대 만덕산은 조만간 최고의 인기 산행지로 널리 알려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오늘 하루도 맑은 봄기운을 온몸에 가득 담은 보람으로 먼 귀갓길에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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