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상산 (霜山, 오봉산五峯山, 300대명산/숨겨진우리산 259번째)
2. 위 치 : 경상남도 함양군, 전라북도 남원시
3. 높 이 : 879미터
4. 산행일시 : 2020. 2. 8(토) 10:50-15:50 (5시간, 순수산행시간 4시간)
5. 산행거리 : 11Km
6. 산행코스 : 팔령재 → 흥부마을 → 832봉 → 상산(오봉산) 정상 → 옥녀봉 → 천령봉 → 삼휴마을회관
7. 동행자 : 온라인산악회 35명
- 서울 지역 산악회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 신갈간이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내리는 것이다. 신갈을 가는 것은 두번째이지만 이동방법이 달라졌다. 인천터미널에서 단번에 가는 시외버스를 알아냈기 때문이다. 차를 끌고 가면 주차도 신경쓰이고 오가는 비용과 수고로움도 억울하거니와 산행중에 소주 한 잔도 맘 편히 마실 수 없는 불편이 컸다.
시외버스의 배차 간격도 길지 않아서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다. 조금은 설레이는 기분으로 시도한 새로운 이동방법은 충분히 만족할만한 것이었다. 다만 신갈 도착시간이 애매하여 새벽 찬 바람에 40여분이나 산악회 버스를 기다려야 했던 것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어쨌든 산악회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주말이 흐믓해진 요즈음이다.
- 함양 사람들에게 함양의 낮고 좋은 산이 어디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서리산이라고 추천한다. 국립지리원의 지도에는 상산(霜山)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현지 주민들은 순수한 우리말인 서리산이라 부른다. 그런데 함양군청에서는 발행하는 행정지도에는 오봉산이라 표기되어 있고 현지 안내판 모두 오봉산이라 한다. 큰 암봉이 다섯 개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위산인 서리산은 크고 까마득한 암벽과 낭떠러지가 곳곳에 있고 골짜기는 바위봉우리들로 협곡을 이루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다. 이 암봉들은 보통의 암봉과 달리 치악산 고스락의 석탑처럼 위가 둥글고 높게 쌓은 탑처럼 보이기도 하고 별천지로 들어가는 석문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특히 아재원에서 오르는 도중 올려다보이는 거대한 쌍둥이 암봉은 참으로 멋있다.
또 이 산은 낙락장송이 많아 기암괴봉들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단풍도 아름다워 가을의 경관이 일년 중 가장 좋기로 손꼽힌다. 함양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으로도 꼽혀 경상남도 당국에서는 함양 사람들을 위해 이 산에 안내판을 비롯해 많은 시설들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산길도 잘 정비해 두었다.(산림청 자료 참조)
▼ 들머리는 팔령치, 흥부마을 입구이다.
(막상 이렇게 눈으로 보니 참 낳기도 많이 낳았구나..) ▼
▼ 길을 건너 흥부마을로 들어선다. ▼
▼ 흥부마을에서 우측 지능선으로 올라간다.
편하게 마을길을 따라가도 되지만 팔령산성의 흔적을 보려면 이리로 가야 한다. ▼
▼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팔령산성의 흔적이 보이고. ▼
▼ 마을길로 다시 내려서서 저 언덕을 올라서야 한다.
선두 일행과는 벌써 거리가 벌어졌다.
산행시간도 넉넉하게 주어졌는데 무엇이 그리들 바쁜지 바람처럼 달려간다. ▼
▼ 악전고투.
동네 야산같이 불편한 급경사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로는 마주하기 싫은 힘겨운 구간이다. ▼
▼ 어제 과음의 여파까지 더하여 다리가 팍팍하다.
아이고, 신음 소리가 절로 난다. ▼
▼ 겨우 능선으로 올라섰나 했더니 작은 고개가 또 앞을 가로막는다.
그렇다. 오늘 산행은 순 이런 식이었다.
정상부를 제외하고는 큰 의미도 없는 야산같은 산길을 끝도 없이 오르내린 것이다. ▼
▼ 첫번째 이정표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상산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
▼ 건너편 산줄기는 박무와 역광으로 흐릿하고.
지리산 방향은 확실한데 도통 분간이 되지 않는다. ▼
▼ 오봉산으로도 불리우는 상산 정상부의 멋진 암봉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
▼ 쌍둥이 암봉 왼쪽에 붉은 부분이 정상이다.
저기까지 가려면 또 봉우리 하나를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
▼ 힘겹게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면 정상까지는 또 한참을 내려가서 다시 올라야 한다. ▼
▼ 왼쪽 정상석 주변에 산악회 일행들이 보인다.
오늘 산행 내내 우리 산악회 멤버들 이외에는 단 한 사람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하였다. ▼
▼ 어찌 보면 돼지 얼굴 같기도 하고.. ▼
▼ 정상에 도착했다.
찬바람은 씽씽 불고 다른 일행들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니 무언가 쓸쓸한 느낌이다. ▼
▼ 되돌아 본 지나온 길.
가운데 돼지얼굴같은 동그란 바위가 눈에 띈다. ▼
▼ 가야 할 길.
멀리 뾰족한 것이 옥녀봉이다.
저기는 또 언제 가나...
특별히 볼 것도 없어 보이는 산길이라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
▼ 남원시 아영면 방향. ▼
▼ 상산(오봉산) 정상에서 바라 본 파노라마 전경. ▼
▼ 뒤돌아 본 정상부. ▼
▼ 옥녀봉까지 3.3km.
한참을 내려가서 크고작은 봉우리들을 여러번 넘어야 한다. ▼
▼ 바람이 덜한 부분의 바위에 앉아 홀로 햄버거를 먹는다.
소주도 몇 모금 마셔 보지만 숙취가 가시지 않아 영 입맛이 쓰다. ▼
▼ 가파른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다.
그나마 눈이 거의 없어서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
▼ 헬기장인지, 작은 언덕을 올라 서면 숨은 전망대가 있다. ▼
▼ 상산의 정상부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처.
역광에 휩싸인 오봉의 모습이 희미하다. ▼
▼ 어느덧 몸도 풀려서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시간은 넉넉하지만 처음 따라온 산악회에서 꼴찌로 도착하는 건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
▼ 옥녀봉은 저 봉우리 뒤에 숨어 있다.
거의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오르막을 만날 때마다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 ▼
▼ 멀리서 볼 때는 모르겠더니 힘겹게 오른 봉우리에서도 또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한다.
산행 초보자라면 질색을 할만한 지루한 능선길이다. ▼
▼ 이제 옥녀봉만 오르면 되는...것이 아니다.
옥녀봉 앞에는 사람을 은근히 지치게 만드는 전위봉같은 것이 우뚝 솟아있기 때문이다. ▼
▼ 지나온 길이 부옇게 변해 버렸다. ▼
▼ 옥녀봉을 오르는 마지막 급경사. ▼
▼ 옥녀봉만 오르면 나머지는 거의 내리막일 줄 알았다. ▼
▼ 그러나 까마득하게 내려간다.
그 너머로 작은 언덕들도 눈에 들어온다.
아직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닌 것이다. ▼
▼ 천령봉을 가기 위해서는 완전히 마을길까지 내려와 다시 야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많은 산악회들이 거리를 늘리기 위해, 또는 종주라는 명목으로 의미없는 산길을 길게 걷곤 한다.
이런 구간들은 나같이 놀러 다니는 사람에게는 별다른 보람도 없이 지루하게 느껴지곤 하는데 옥녀봉에서 천령봉-삼휴마을까지가 딱 이러한 느낌이다. ▼
▼ 완만한 오르내림이 이어진 후 천령봉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
▼ 천령봉에서는 함양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
▼ 이제 오르막길은 끝났다.
대신 엄청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
▼ 삼휴마을까지 순식간에 갈 줄 알았더니 꽤나 멀고 지겹게 느껴지는 길이었다.
워낙 길이 가파르고 미끄러워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
▼ 멋진 대나무숲을 지나 삼휴마을회관에서 산행을 마친다.
눈치를 보며 조금 서둘렀더니 주어진 시간보다 1시간이나 빨리 내려온 것이다.
오지 않은 몇 사람을 기다리며 남은 음식과 소주로 나홀로 뒷풀이를 즐긴다.
주변에 전혀 식당이 없어서 차가운 샌드위치에 소주를 홀짝거리자니 도대체 무슨 맛인지를 모르겠다.
신갈 정류장에서 내린 후 10분만에 인천가는 시외버스에 올라타고 편안하게 하루를 마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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