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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100대명산(完)

86. 강원 춘천 삼악산(654m) 호반(湖畔) 풍경화와 등선 협곡의 반전 매력(2013.9.7)

by 일신우일신1 201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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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삼악산 (三岳山, 100대 명산 86번째)
2. 위 치 : 강원도 춘천시
3. 높 이 : 654미터
4. 산행일시 : 2013. 9. 7(토) 13:40 - 18:00 (4시간20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
5. 산행거리 : 7Km
6. 산행코스 : 등선폭포 주차장 → 백련암 → 남동능선길 → 동봉 → 용화봉(정상) → 큰초원 → 작은초원 → 흥국사 → 옥녀담(등선계곡) → 등선폭포 → 주차장 (원점회귀)
7. 동행자 : 마누라, 딸

 

 

- 산림청 100대 명산 선정사유 : 고고시대에 형성된 등선계곡과 맥국시대의 산성터가 있는 유서깊은 산으로 기암괴석의 경관이 아름답고, 의암호와 북한강을 굽어보는 조망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남쪽 골짜기 초입의 협곡과 등선폭포(登仙瀑布)가 특히 유명하고, 흥국사(興國寺), 금선사(金仙寺), 상원사(上院寺) 등 7개 사찰이 있음.

 

- 드디어 삼악산이다. 삼악산을 마지막 오른 것이 2009년 10월 24일.

역시나 그때도 100대명산 같은건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산행은 했으되 사진이 부실했다. 인증샷이 없는 것이다.

멀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은 산. 깔끔하게 한번더 올라가서 사진도 정리하리라 오래전부터 정해 놓았었다.

그러나 너무 쉽게 생각해서인가. 삼악산을 가려던 계획이 항상 묘하게 꼬이곤 했는데 그 횟수가 열 번도 족히 넘을 것이다.

동네산처럼 편하게 느끼는 내 변덕이 물론 가장 큰 이유였지만 기껏 맘먹고 나서면 비가 쏟아진다던가 하는 일이 자주 있었던 것이다.

 

- 100대명산을 오르리라 결심한 것이 2011년 8월. 지금으로부터 만 2년 전이다.

당시에는 도봉산과 설악산은 직전에 다녀 왔거니와 사진 기록도 충분히 남겼기에 확실히 오른 것으로 쳤다.

문제는 분명히 다녀는 왔지만 사진 기록이 없거나 부실한 산들이었다. 간 것도 아니고 안 간 것도 아닌..

그런 산들은 세모 정도로 체크해서 혼자서 카운트는 해 놓되 모두 다시 가서 깔끔하게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었다.

그리하여 오늘, 삼악산을 마지막으로 그런 애매했던 산들이 모두 정리되었다.

이제 남은 14개 산은 모두 한번도 정상까지는 가보지 못한 산들이니 충분히 설레임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그저 세상만사 얕보면 큰코 다치기 쉬운 법이다.

산행후에는 삼악산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경솔함을 반성하게 되었다.

하루에 두 개 타는 산 정도로 취급해서는… 안될 것도 없지만, 그냥 날로 먹을 수 있는 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20일 가량이나 산행을 거른 후 공작산과 삼악산을 동시에 올랐더니 다음날 다리가 배긴다.

 

- 삼악산의 정상은 용화봉이다. 청운봉(546m), 등선봉(632m)과 함께 3개의 봉우리 이루어져 삼악산이라 한다던가.

규모가 크거나 웅장하지는 않은 산이지만 사전 정보없이 찾으면 충분한 반전(反轉)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산이다.

무엇보다 의암호 방향에서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며 바라보는 춘천 호반의 모습은 가슴 깊은 곳까지 상쾌함을 느끼게 한다.

정상을 지나 잔잔한 거대 호수의 잔영이 점차 사라지는 하산길에서는 느닷없이 산세와는 어울리지 않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장대한 협곡과 마주하게 된다.

4년전 말라버린 가을의 계곡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맑고 깨끗한 계곡물까지 더해져 등선폭포(登仙瀑布)는 오늘 그 진면목을 드러냈다.

삼국시대 이전 맥국(貊國)의 성터 흔적이 아직도 남아 그 옛날 천혜의 요새였음을 보여주는 잊혀진 역사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 예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휴식시간 포함해서 3시간 정도를 생각했지만 백련암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너무 많은 시간과 체력을 허비했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확실한 등로를 따라 가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

귀가 시간이 너무 늦어져 춘천고속도로가 막힐까 걱정했지만, 아니다. 쑥쑥 빠진다.

인천 집까지 2시간도 안 걸려서 무난하게 도착했다.

근교의 산 2개를 하루에 해치우는 오늘의 미션을 훌륭히 완수하고 집 앞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 식당 이름은 의암댐 닭갈비. 의암댐 정문 앞에 있어서 꽤나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식당 앞에서 바라본 삼악산의 모습은 조금은 만만하게 보인다.

오랜만에 찾은 이 곳에서 우리 딸에게 약속한 닭갈비를 사주고 나는 소주 한 병을 함께 마신다.
오전 공작산 산행에 이어 술도 한 잔 마시고 배까지 부르니 그저 노곤하다. ▼

 

 

▼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등선폭포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도로를 따라 산행 들머리까지 걸어 가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 들머리는 백련암 쪽으로 정했다. ▼

 

 

 

 

▼ 등선폭포 주차장으로부터 1.5km를 걸어서 백련암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등산로 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산행 들머리는 가파른 백련암 경내까지 오르기 직전 우측에 있었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차라리 삼악산장매표소까지 1km만 더 걸어가서 산행을 시작하는게 훨씬 나았다. ▼

 

 

▼ 백련암에서 헤매는 바람에 주차장에서 산행 들머리까지 이동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

 

 

 

 

 

▼ 희미한 등로를 따라 시작부터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역시나 사람은 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다. ▼

 

 

 

 

 

 

▼ 능선을 올랐나 싶으면 또 구비구비 오르막이 이어진다.
기대했던 조망도 터지지 않는다.
지도상으로는 한 시간 가량만 오르면 삼악산장에서 오르는 등산로 만나는 걸로 되어 있는데.. 뭔가 이상하다!! ▼

 

 

 

 

▼ 등로가 오른쪽으로 진행해야 될 것 같은데 자꾸 왼편 산자락으로 휘어진다.
그나마 길이 명확하지 않아서 아차하면 빙빙 돌게 된다.
완전 지그재그, 갈지(之)자 행보로 걸어 간다. ▼

 

 

 

 

▼ 자꾸 왼쪽으로 굽어지는 등산로를 거슬러 억지로 우측 방향 가파른 경사를 오르니 드디어 조망이 터졌다.
춘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

 

 

 

 

▼ 그런데 앗!! 밑을 내려다 보니 겨우 의암댐 정문이 보인다?!
그렇다면 매표소에서 오르는 능선길과 만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건데...
만만하게 여겼던 산행길에 갑자기 피로감이 밀려온다. ▼

 

 

 

 

▼ 오른쪽을 향하여.. 계속해서 능선 위로 치고 올라 갔더니 원하던 그림이 나오기 시작한다. ▼

 

 

 

 

 

▼ 붕어섬이 손에 잡힐 듯 하고 그 뒤로는 중도가 보인다.
바로 이런 그림을 마누라와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 ▼

 

 

▼ 오른쪽은 의암호, 왼쪽 아래로는 나무숲 사이로 북한강이 보인다.
그런데 물 색깔이 좀 이상하다?? ▼

 

 

▼ 줌으로 당겼더니 이 모양이다.
말로만 듣던 걸쭉한 녹조라떼가 북한강을 가득 채웠다.
결국 자연에게 해악을 끼치는 인간이란 생물이 얼마나 못된 존재인지를 이 사진 한 장이 웅변하고 있다. ▼

 

 

 

 

 

 

▼ 삼악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모로 모호하다.
왼쪽으로 산허리를 돌아 정상으로 가는 길과 오른쪽 가파른 능선으로 치고 오르는 두 길이 온통 뒤섞여 있다.
덕분에 계속해서 갈지(之)자 행보다. 잠시만 방심하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

 

 

 

 

▼ 부지런히 오른쪽 능선으로 치고 오른 덕분에 동봉 꼭대기에 올랐다.
우회로를 따라 지나쳤으면 이런 절경을 코 앞에서 놓치는 것이다. ▼

 

 

 

▼ 4년전 가을에는 아침에 올라서 의암호가 역광으로 부옇게 보였었다.
오늘은 늦은 오후 시간이라 가장 깨끗하고 밝은 빛에 휩싸여 온 세상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

 

 

 

 

▼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 수 있을만큼 시야가 확 트였다. ▼

 

 

 

 

 

 

 

 

 

▼ 동봉을 지나서는 잠깐 내려가야 한다.
의암호 방향 능선길의 아찔한 절벽에서 조심하라고 소리 한번 질렀더니 우리 딸이 심통이 났다.
내가 오라는 길로는 절대 안 따라온다. 괜히 힘든 길로 데려와서 고생시킨다고 마누라도 툴툴거린다.
아이고, 이제 의암호 조망은 끝났으니 부지런히 모시고들 내려 가야겠다. ▼

 

 

 

 

 

▼ 용화봉 정상 도착.
정상 표지석 글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

 

 

 

 

▼ 삼악산 정상석 뒤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더라. ▼

 

 

 

 

▼ 정상에서 이 곳 큰초원까지는 가파른 너덜길을 내려와야 한다.
갑자기 배가 고파져서 빵 하나를 먹고 가기로 한다. ▼

 

 

 

 

 

 

 

 

 

▼ 흥국사 경내에는 처음 들어와 본다.
생각보다 규모가 단촐하다. ▼

 

 

 

 

 

▼ 흥국사를 지나면서부터는 계곡을 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잠시 맑은 계곡물에서 쉬며 세수를 하고 나니 일행 모두가 기분이 썩 좋아졌다. ▼

 

 

 

▼ 슬슬 협곡의 위용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전국 어느 계곡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아름다움과 박력이 느껴진다. ▼

 

 

 

 

 

 

 

 

▼ 등선 1폭포.
오늘따라 투명하게 맑은 물과 조화를 이룬 계곡을 보고 있자니 점봉산 흘림골 계곡이 연상된다 . ▼

 

 

 

 

▼ 바로 아래 보이는 등선 2폭포로 내려서면 내라막길도 끝이다.
저 계단이 사실상 오늘 산행의 마지막인 것이다. ▼

 

 

 

▼ 계단 위에서 옆으로 보는 등선2폭포는 그 자체로는 그다지 볼품이 없다.
등선폭포가 유명하지만 이 계곡에서 폭포는 사실 별 게 아니다.
떨어지는 물줄기는 별로 볼 것도 없지만 좌우에서 머리 위로 무너질 것만 같은 협곡의 아름다움이 백미인 것이다. ▼

 

 

 

 

 

▼ 어찌보면 참으로 생뚱맞은 위치에 불쑥 솟아난 협곡의 절경이 다시 보아도 신비롭다.
무엇보다도 이런 규모의 협곡 속으로 쉽게 들어와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곳만의 커다란 매력일 것이다. ▼

 

 

 

 

 

 

 

 

▼ 등선폭포 입구를 뒤돌아 본다.
저런 건물이 물자리에 서 있다는 것은 장마철 폭우가 쏟아져도 괜찮았다는 것인데.. 조금은 의아해진다. ▼

 

 

 

▼ 큰 길가 주차장을 향해 걸어가며 시간을 보니 6시 정각이다.
집에서 출발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는 2시간 가량이 늦어졌다.
길이 막히기 전에 서둘러 귀가길에 올라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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