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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우리산 252(完)

279.전남 고흥 천등산(553m) 다도해를 지키는 南壁 암릉의 위용(2020.10.17)

by 일신우일신1 202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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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천등산 (天燈山, 300대명산/숨겨진우리산 279번째), 별학산,  딸각산
2. 위 치 : 전라남도 고흥군
3. 높 이 : 553미터
4. 산행일시 : 2020. 10. 17(토) 12:02-16:32 (4시간30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40분 이내)
5. 산행거리 : 9Km
6. 산행코스 : 백석삼거리 → 별학산 → 사스막재 → 천등 정상 → 철쭉동산 → 양천잇재 → 딸각산 → 월각문  → 송정리 주차장
7. 동행자 : 엠티산악회

 

- 머나먼 남해안 고흥반도를 찾아 나서는 길. 남녘 산행은 초봄에 하는 걸로 정해 두었지만 산악회 따라 갈 기회가 생겼으니 볼 것도 없이 떠나야 한다. 신갈 정류장에서 아침부터 40여분을 기다린 후에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지만 직접 차를 끌고 가는 수고로움과 비교하면 그저 감지덕지할 따름인 것이다.

 

- 오늘 산행은 허둥지둥, 허겁지겁, 딱 그것이었다. 시간에 쫓기는 산행은 극구 피하는 편이지만 산악회를 따라다니다 보면 가끔은 이렇게 상황이 꼬이기도 한다.

출발부터 시간이 늦어진 탓인지 초보 산행리더께서 모든 일정을 촉박하게 진행한다. 휴게소에서도 시간을 짧게 주는 통에 빵 하나를 3분만에 먹어 치워야 했다. 전염병 난리로 버스내 취식이 불가능하니 최소한의 아침 먹을 시간은 배려해 줘야 할텐데... 결국 이 작은 서두름이 오늘 헐레벌떡 산행의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다. 

 

-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아 있다 해서 ‘天燈’ 이라 불렀다는 말과, 옛날 많은 사찰들 중 하나인 금탑사의 스님들이 정상에 올라 도를 닦으려고 많은 등불을 켰다고 해서 ‘千燈’ 이라 했다는 말이 있다.

천등산은 도화면, 포두면, 풍양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직접 올라가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아래에서 보면 그저 하나의 큰 바위산으로 보이지만 올라서 보면 암릉들이 흩어지고 갈라져서 새로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고흥읍에서 율치리로, 그리고 송정리로 들어서면 천등산과 별학산이 눈에 들어온다. 천등산 정상부와 겹쳐 보이는 한 바위산이 있는데, 그 이름은 딸각산이다. 바위를 밟고 오르면 발 밑에서 ‘딸각딸각’ 소리가 난다 하여 그렇게 부른다고 하지만, 옛 기록에는 딸각산이 아닌 월각산(月角山)이라 기록하고 있다. ‘딸각’에서 ‘달각’ 으로, ‘달각’에서 ‘월각’으로 변한 것이다.
천등산은 대부분의 남해 바닷가 산들처럼 바다 조망이 좋기 때문에 정상에 봉수대가 있고, 동쪽으로 마봉산 봉수, 서쪽으로 장기산 봉수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 산에는 작은 제단이 마련되어 있는데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산 정상 밑 금탑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바둑판 모양의 너럭바위가 있는데, 신선대라고 부른다.
5월경의 천등산 중턱의 철쭉공원에는 붉게 만개한 꽃들이 등산객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맞아준다. 천등산 동쪽 산허리에는 비자나무 숲이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금탑사를 둘러싸고 있다. (고흥군청 홈페이지 참조)

 

 

 

▼ 들머리인 백석삼거리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주어진 시간은 4시간반이 채 되지 않는다. ▼

 

 

▼ 귤인가 했지만 자세히 보니 유자나무인 것 같다. ▼

 

 

▼ 서울 촌놈이 유자나무를 본 것은 난생 처음이 아닌가 싶다. ▼

 

 

▼ 모처럼 산악회에서 조우한 블친 솔방울님은 몇 마디 대화할 사이도 없이 서둘러 출발해 버렸다. ▼

 

 

▼ 빡빡한 시간계획 탓에 남녘의 가을을 즐기며 유유자적하려던 기대가 무산됐으니 시작부터 마음이 급하다.

일단 시작은 서둘러 봐야하니 덜 풀린 몸으로 급경사 오르막을 정신없이 걷는다. ▼

 

 

▼ 능선에서 별학산까지는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한다. ▼

 

 

▼ 오늘 유난히 마음이 급한 것은 사실 수건을 안 가져 왔기 때문이다.

땀많은 체질 탓에 수백번의 산행중에도 등산 수건을 빼 놓고 온 경우는 사실상 없었다.

카메라 덮는 천으로 임시방편은 했지만 문제는 평소 익숙한 동작 루틴이 깨져 버린 것이다.

수건과 카메라를 목에 걸고 사진을 찍으며 걷던 기계적 움직임에 오류가 생겨서 자꾸 땀닦는 천을 바닥에 흘리는 등 신경이 쓰이고 불편하다. 극히 사소한 등산수건 문제가 살짝 급한 마음과 겹쳐 허둥지둥하다보니 별학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나무에 긁히거나 바위에 부딪히며 결국 팔다리에 숱한 상처들을 남기게 되었다.  ▼

 

 

▼ 별학산에서 바라 본 천등산과 오른쪽 딸각산. ▼

 

 

▼ 초반의 난코스(?) 별학산 정상을 30분만에 올랐으니 지금까지는 무난한 진행이다. ▼

 

 

▼ 거금도로 이어지는 거금대교와 소록도. ▼

 

 

▼ 3년 전 이른 봄에 찾았던 거금도 적대봉. ▼

 

 

 

 

▼ 당겨 본 천등산 정상부. ▼

 

 

▼ 별학산을 내려온 후 사스막(목)재까지는 비교적 무난한 숲길이다.

모두들 속도를 높이며 빠르게 걸어간다. ▼

 

 

▼ 작은 언덕 몇 개를 넘어야 하지만 크게 힘들지 않은 구간이다.

내공에 비해 평소 엄살(?)이 심한 솔방울님도 무난하게 속도를 내고 있다. ▼

 

 

▼ 사스막재에 도착한 시각은 13시12분.

들머리에서 1시간10분이 걸렸으니 정상까지 남은 1.1km만 힘을 내면 시간은 충분할 것이라 여겼던 것인데... ▼

 

 

▼ 천등산 오르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진다. ▼

 

 

▼ 돌아 본 별학산.

솔방울님이 조금 페이스가 떨어진듯 하지만 어차피 시간은 충분하니 그냥 앞질러 걸어간다. ▼

 

 

▼ 당겨 본 별학산 정상부.

옛날옛적 천등산보다 높아지려고 경쟁을 벌이다 하늘의 노여움을 사는 바람에 벼락을 맞아서 정상부가 깨져 버린 후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는 모양이다. ▼

 

 

▼ 오지 않는 블친님을 기다리며 숲길을 서성인다.

오후 1시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 식사를 못한 솔방울님의 컨디션이 갑작스럽게 저하된 것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사스막재에서 점심을 먹었겠지만, 그보다는 산행리더가 휴게소에서 시간을 너무 짧게 준 것이 결국 문제가 된 셈이다. ▼

 

 

▼ 천등산 남벽이 보이는 조망터에서 식사를 하며 잠시 쉬어간다. ▼

 

 

▼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른 암봉의 모습에 무슨 형용이 필요하겠는가.

이런 그림들을 기대하며 먼 길 고흥땅을 다시 밟은 것이다. ▼

 

 

▼ 이 사진을 찍으며 나는 이미 착각에 빠져 있었다.

가운데 봉우리가 먹연히 딸각산일 것이라 지레짐작한 것이다. ▼

 

 

▼ 역광이 아쉬운 거금도 적대봉과 거금대교, 소록도. ▼

 

 

▼ 벼락맞은(?) 별학산은 제법 멀어졌고. ▼

 

 

▼ 컨디션을 회복한 솔방울님을 모델로 하여 당겨 본 수직 암벽의 웅자(雄姿). ▼

 

 

▼ 점심먹은 자리를 떠나며 휘둘러 본 파노라마 전경. ▼

 

 

▼ 역광 속에 희미한 거금도 방면.

여기서 보이는 낮은 산자락이 딸각산이라는 것을 지금까지도 전혀 모르고 있다. ▼

 

 

▼ 가운데 멀리 팔영산의 모습. ▼

 

 

▼ 보성 방향 풍경. ▼

 

 

▼ 지나온 별학산과 멀리 장흥의 모습. ▼

 

 

▼ 당겨 본 팔영산이 흐릿하다.

언제 다시 찾아 볼 기회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

 

 

▼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천등산 정상.

왼쪽 멀리 마복산이 보인다. ▼

 

 

▼ 변변한 정상석이 없는 천등산 정상.

시각은 어느덧 3시 5분전이다.

중간에 점심을 먹긴 했지만 사스막재로부터 1시간40분이 걸렸으니 마감시간 맞추기가 제법 빠듯해졌다. ▼

 

 

▼ 왼쪽 멀리 팔영산, 가운데 비봉산과 오른쪽 너머 마복산.

아래 쪽에 금탑사를 당겨 찍었어야 했는데 깜빡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마음이 급해진 탓이다. ▼

 

 

▼ 가야할 길.

여전히 딸각산 방향을 착각하고 있다. ▼

 

 

▼ 사전 예습이 충분했다고 스스로 건방을 떠는 바람에 헬기장 이정표도 흘깃 지나쳐 버렸다.

자신있게 안내한 이 길은 철쭉동산, 우마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

 

 

▼ 철쭉동산으로 내려가며 돌아본 천등산 정상부. ▼

 

 

▼ 여유가 되면 철쭉동산도 구경할 생각은 있었지만 이건 아니다.

가뜩이나 시간이 빠듯한데 의도치 않은 알바로 멀쩡한 지름길을 놔두고 에둘러 돌아가게 된 것이다.

철쭉동산 임도에서는 무조건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직진하면 우마장산으로 가는 지맥길이다. ▼

 

 

▼ 양(앙?)천잇재 도착.

(사스목재니, 양천잇재니 하는 지명이 특이하여 찾아봤지만 그 유래를 알 수가 없다) ▼

 

 

▼ 양천잇재에서 올려다 본 천등산 남벽. ▼

 

 

▼ 딸각산 정상에서도 별학산이 눈에 띈다. ▼

 

 

▼ 딸각산 정상에서 휘둘러본 파노라마 전경. ▼

 

 

▼ 거금도는 더욱 짙어진 역광 속으로  스러지고 있다. ▼

 

 

▼ 천등산 남벽에서 오른쪽 철쭉동산까지의 이동경로.

왼쪽으로 바로 내려오면 될 걸 오른쪽 끝으로 길게 돌아오고 말았다. ▼

 

 

▼ 그나마 있던 노란색 딸각산 표지도 치워버린 모양이다. ▼

 

 

▼ 천등산 남벽을 마지막으로 당겨 보고, ▼

 

 

▼ 마지막 하산길로 서둘러 내려간다. ▼

 

 

▼ 아무리 바쁘도 월각문은 잠시 둘러봐 줘야지. ▼

 

 

▼ 딸각산 이후 하산길은 그저 쏟아지는 내리막인 줄 알았더니...

두세번의 짧은 오르막길이 꽤나 힘들게 느껴진다. ▼

 

 

▼ 송정마을에서는 별학산이 발군의 존재감을 보인다.

호랑이가 입을 벌린 지세라 하여 묫자리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

 

 

▼ 정확히 3분 늦게 버스에 오른다.

그마저도 빨리 타라고 채근부터 하는 산행리더 때문에 살짝 빈정이 상하려 했지만...

대충 시간에 맞춰 무난하게 산행을 마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머나먼 귀갓길에 오른다.

하산주를 생략한 귀갓길은 지루하고 서글픈(?) 느낌이다.

서둘렀던 산행리더 덕분(?)에 신갈 정류장부터 인천까지는 버스 시간이 잘 맞아 떨어져서 10시 정각 집에 도착한다. 못다한 하산주까지 겸하여 알콜을 보충하느라 늦은 시간 잠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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