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의 비극과 분열을 은혜로 품어 안은 숨겨진우리산 자은도 두봉산 등산』
■ 산행기록 개요
1. 산 이 름 : 두봉산(斗峰山, 산림청 숨겨진우리산 230번째/300대 명산)
2. 위 치 :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면
3. 높 이 : 364미터
4. 산행일시 : 2022. 9. 17.(토) 09:00-11:00 (2시간, 순수산행시간 1시간40분)
5. 산행거리 : 5Km
6. 산행코스 : 유천리 도명사 입구 도로 → 도명사 → 갈림길 → 두봉산 정상 → 전망바위 → 대율재 → 자은초등학교 → 자은면사무소
7. 동행자 : 매일투어산악회 6명 (마누라)
■ 산행 이동 경로 (GPS 궤적)
- 새벽의 암태도 승봉산 산행에 이어 버스로 은암대교를 건너 자은도 두봉산으로 향한다. 자은도 두봉산이야말로 오늘의 실질적 목적지이다.
■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 두봉산 소개
- 신안군의 두봉산 소개자료 역시 참으로 빈약하고 성의없는 수준이다.
아득한 옛날 태고 때 천지가 생성되던 그 때에 자은땅이 모두 물 속에 잠겨 있었다. 이때 한 말(1斗) 가량의 땅 덩어리가 솟아 있었다가 세월이 흘러 점점 바닷물이 줄고 육지가 형성되어 높은 산을 이루어 두봉산(363.8m)이 되었다고 전해온다.(신안군청 홈페이지 참조)
- 승봉산(升峰山)의 升이 '되'요, 두봉산(斗峰山)의 斗는 '말'이니 이미 산 이름에서 우열이 정해져 있다. 두봉산이야말로 나주군도(羅州群島) 최고봉으로서 산림청 숨겨진우리산으로도 선정된, 신안군의 대표적 명산이다.
□ 나주군도(羅州群島)
나주군도(羅州群島)는 신안군 안좌도·팔금도·상태도·비금도·도초도·자은도·암태도·장산도·하의도·수치도 등과 연결되는 150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졌다. 목포로부터 약 20㎞ 정도 떨어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 일대의 섬들이 전라도 나주목에 속하였기 때문에 유래한 지명이다.
최고봉인 자은도의 두봉산(斗峰山, 364m), 암태도의 승봉산(升峰山, 356m)·큰봉산(223m)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0m 미만의 기복을 보인다. 주위에 발달한 넓은 간석지는 간척사업을 통해 농경지나 염전으로 바뀌었다. 1월 평균기온은 0.8℃ 내외, 8월 평균기온은 26℃ 내외이며, 연강수량은 1,300㎜ 정도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 자은도와 두봉산을 소개하는 좋은 자료가 있어 아래 링크로 남겨둔다.
http://www.tournews21.com/news/articleView.html?idxno=42189
http://s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4558
□ 피가 피를 불렀던 자은도의 역사적 비극
- 자애롭게 베푸는 은혜(慈恩)의 섬, 자은도(慈恩島)에는 근현대사의 큰 상처가 남아 있다. 자은도 이름의 유래에 등장하는 두서춘(斗四春)이 보았던, '지형·지세에 모난 곳이 없고 사람들의 인심이 좋고 온후' 했던 섬이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참극의 현장이 되고 만 것이다.
-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의 진상도 2022년 현재 조사중이거니와 복잡했던 사건 전개 과정을 연구하고 조사하여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려는 향토사학자 등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모양이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 등에서 확인해야겠지만 대략의 줄거리를 내 나름대로 단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비극의 시작은 어찌보면 1924년 암태도 소작쟁의에서 비롯된 셈이다. ①성공한 암태도 소작쟁의 영향으로 자은도 소작인들도 투쟁을 시작(1926년)-> ②지주와 일제의 반격과 약속 파기-> ③지주들이 소작쟁의 주도자를 사회주의자로 모함하고 일제가 처벌하여 이념 갈등의 씨앗을 만듬 -> ④해방 전후 극심한 좌우 갈등 전개-> ⑤한국전쟁 초기 좌익이 자은도를 장악한 '붉은 3개월' 동안 우익 학살 -> ⑥인민군 퇴각후 우익에 의한 보복 학살 -> ⑦자은도에서만 2,000여명이 사망했다는 추정도 있음.
https://www.jnilbo.com/view/media/view?code=2022051115113210833
□ 문준경 전도사
- 한국전쟁 혼란기의 억울한 죽음중에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기독교인들에게 순교자로 추앙받는 문준경 전도사이다. 신안군의 종교적 편향 논란에 불구하고 좌우로 대립하여 상처받은 지역 주민들의 화해와 치유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76631
■ 세부 산행기록 및 사진 정보
- 오매불망 기다렸던 두봉산이다. 산림청 숨겨진우리산 완등이 멀지 않은 현 시점에서 직접 차를 끌고 가기 가장 싫었던 산행지이다. 무조건 산악회 따라 가는 것으로 정해 두었지만 묘하게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특히 오늘과 같이 암태도 승봉산과 퍼플섬 구경까지 하는 무박 코스를 기다리자니 몇 년 동안 기회가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이런 남녘의 섬산행은 이른 봄에 와야 제격인 것이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 오늘 두봉산 등산에 함께 나선 사람은 7명. 산악회 주최측에서 두봉산 산행코스를 일방적으로 바꾸는 바람에 갑자기 당황한다. 오랜만의 1일2산이 너무 힘들다는 마누라도 배려해야 하는 상황이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의도했던 코스를 역방향으로 진행한 셈이 되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으니 도명사에서 두봉산 오르는 급경사 구간이 무척 힘겹게 느껴졌다.
▼ 말도 안되는 지점에서 버스를 내린다.
도명사 1.5km 전방.
게다가 여기로 원점 산행을 하라는 것이다. ▼
▼ 지루한 포장도로 1.5km를 걸어서 도명사에 도착했다.
뒤로 보이는 두봉산을 본 아내가 절망(?)한다. ▼
▼ 도명사는 외견상 특색없는 현대식 건물이다. ▼
▼ 도명사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
▼ 숲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산행 마감 시각도 정해주지 않아서 괜히 마음만 급하다. ▼
▼ 힘겨워 하는 마누라는 정상은 안 가도 좋으니 갈 수 있는데까지만 천천히 따라 가겠다고 한다.
코스, 시간 계획이 엉망진창이 된 마당이니 일단 마누라를 버리고 혼자 걷는다. ▼
▼ 잠시전 올랐던 암태도 승봉산. ▼
▼ 암태도와 승봉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
▼ 바위 구간이 시작되고. ▼
▼ 어찌나 땀이 흐르는지, 몇 번을 쉬어서 간다. ▼
▼ 지나온 길이 아득하고. ▼
▼ 정상부 바위 절벽이 근사한 몸매을 자랑한다. ▼
▼ 일행들은 모두 내 앞에 있고 우리 마누라만 저 뒤 어딘가에 홀로 뒤처져 있다. ▼
▼ 집사람에게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오라고 했는데..
능선 갈림길까지 오면 사실상 정상에 다 온 것이다.
오늘 일행들과는 왔던 길로 다시 갈 수는 없으니 이 지점에서 유천마을로 하산하기로 합의했었다. ▼
▼ 정상 부근에서 만두 하나를 먹던 중에 생각보다 빨리 마누라가 나타났다.
다른 일행 5명은 아까 약속과는 다르게 자은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간다고 먼저들 출발해 버렸다.
죽어가는(?) 아내를 채근하여 서둘러 정상 인증샷을 찍는다.
입 안에 음식이 남아 있어서 볼이 튀어 나왔다. ▼
▼ 저 방향으로 하산한다면 나는 고마운 일이다.
정해진 하산시간이 없으니 일행 모두가 함께 가기로 했는데 너무 뒤쳐질까 마음이 급하다. ▼
▼ 건너편 암봉에 앞서간 산악회 일행들이 보이고. ▼
▼ 숨도 못 돌리고 하산길을 서두르게 된 집사람을 기다리며 잠시 경치도 감상한다. ▼
▼ 돌아본 두봉산 정상. ▼
▼ 가운데 멀리 희미한 것이 비금도의 그림산인가보다. ▼
▼ 다시 돌아본 두봉산 정상. ▼
▼ 마지막 작은 암봉을 지나 돌아본 지나온 길. ▼
▼ 어느덧 편안한 숲길 내리막이 펼쳐진다. ▼
▼ 어찌어찌 일행들을 모두 따라잡아 함께 내려간다.
뒤따르는 마누라도 컨디션이 좋아졌다. ▼
▼ 구영마을에서 올려다본 두봉산.
두봉산이나 승봉산 모두 한 곳이라면 등린이도 쉽게 오를만한 작은 산이지만 짧은 시간에 두 산을 모두 오르려면 제법 땀을 흘려야 한다.
게다가 오늘은 전남 지역에 늦더위가 몰려온 날이어서 제법 힘들게 느껴졌다. ▼
▼ 면사무소 앞 큰 도로에 앉아 얼음물을 마시며 버스를 기다렸다.
이제 힘든 일정은 모두 끝났으니 퍼플섬으로 이동하여 집사람과 늣하게 관광을 즐겨볼 생각...이었는데, 하여튼 세상만사 앞일이 모두 계획대로만 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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