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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는 100대명산

만산홍엽(滿山紅葉) 북한산 산성 12성문 종주 도전기

by 일신우일신1 202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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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북한산 (산림청 100대명산)

2. 위 치 : 서울특별시, 경기도

3. 높 이 : 836미터

4. 산행일시 : 10. 25. 08:05 - 17:35 (9시간 30분, 순수산행시간 7시간)

5. 산행거리 : 14.6Km

6. 산행코스 : 백화사 → 산성매표소 → 대서문 → 국녕사 → 가사당암문 → 용출봉 → 부왕동암문 → 청수동암문 → 대남문 → 보국문 → 대동문 → 동장대 → 용암문 → 만경대 → 백운봉암문(위문) → 대동사 → 계곡하산길 → 산성매표소 → 백화사

7. 동행자 : 경총산악회 4명

 

 

 

- 가깝다는 이유로 그 소중함을 잊곤 한다. 100대명산을 다닌답시고 전국의 유명산을 오르면서 그 독보적 아름다움을 새삼 떠올리곤 했지만 북한산은 항상 기대치를 훨씬 뛰어 넘는다.

200대명산, 350명산이 그 무슨 대수랴.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북한산 언저리를 다녀 보리라 새심 결심해 본다.

 

- 올해 단풍 산행은 이걸로 끝이다. 더 이상의 단풍 산행은 없다.

북한산성 12성문 종주를 목표로 한 오늘 산행에서 내가 기대한 것은 청명한 날씨 뿐이었다. 시야가 탁 트인, 맑은 가을 하늘을 원했을 뿐 단풍 따위는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

설악산 단풍에 대실망을 한 후 올해 단풍 산행은 완전히 망했다고 단정하였던 것이다. 지난주 북한산 의상봉능선을 걸었던 일행중 한 분도 전적으로 내 의견에 동의했으므로 애시당초 북한산의 단풍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걸로 올해의 단풍 산행은 끝장이다. 최근 몇 년래 오늘 북한산의 그것과 같은 단풍은 본 적이 없다.

오래 전 어마어마한 인파에 묻혀 흘러가던 한듬산(대둔산)에서도, 몇 년 전 가을의 방태산도, 명지산도, 월악산과 두륜산, 천관산도, 최근의 설악산에서도, 이만큼의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단풍 산행은 경험하지 못하였다.

나는 이제, 최소한 올해만큼은 더이상 단풍 타령을 하지 않을 것이다.

 

- 滿山紅葉 유산(遊山)의 소망을 이루었지만 간절히 원했던 날씨는 꽝이다. 아침부터 짙었던 안개가 끝까지 박무로 남아 시야를 가로 막는다. 목표로 했던 12성문 종주도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일행 모두가 12성문 종주라는 테마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다 보니 혼자 진지하게 진행하기에는 좀 뻘쭘한 상황이기도 했다.

북한산 주능선을 처음 가다보니 대남문에서 성벽으로는 못 간다는 일행 한 분의 말에 방심하여 산성계곡으로 연결된 엉뚱한 산길로 들어선 것이다. 뒤늦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성벽길로 합류한 뒤에는 이미 대성문을 지나쳐 버린 상황.

혼자가 아니니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중간에 여섯번째 성문을 빼먹고 보니 갑자기 맥이 탁 풀린다. 북문으로 올라 원효봉을 거치는 후반부 코스 계획이 무의미해져 버렸다!!

마누라와 단둘이 왔다면 충분히 12성문 종주를 끝냈을 것이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하루종일 가을 산행을 즐기는 기쁨은 만끽할 수 있었던 날. 북한산의 가을은 화려하게 저물고 있었다.

 

 

 

▼ 산행 들머리인 백화사 입구에 주차한다.

8시 전에 도착했더니 주차할 공간이 충분하다. ▼ 

 

 

 

▼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 산성매표소에 도착한다. ▼ 

 

 

▼ 첫번째 성문 대서문.

자주 지나던 길이지만 성문에 주목하고 보니 좀더 새롭게 보인다. ▼ 

 

 

 

 

▼ 범용사 도착.

대서문에서 되돌아가 의상봉으로 오르려다 힘들어 하는 일행이 있어 국녕사 방향으로 진행한 것이다. ▼ 

 

 

 

 

▼ 국녕사 오르는 길에 단풍이 근사하다.

그러나 산행 전부터 단풍에 대한 마음은 완전히 비웠기에 큰 기대는 없다. ▼ 

 

 

 

 

 

 

 

 

 

 

 

 

▼ 두 번째 성문 가사당암문 도착. ▼ 

 

 

▼ 용출봉은 아침 안개에 가려 희미하다. ▼ 

 

 

 

 

 

▼ 의상봉을 건너뛰고 온 것이 못내 찜찜하다. ▼ 

 

 

 

▼ 시계가 너무 탁하여 실망스럽다.

해가 뜨면 안개가 걷힐 것이라는 희망으로 산행을 계속한다. ▼ 

 

 

 

 

 

 

 

 

 

 

 

 

▼ 증취봉 너머 문수봉 방향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능선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 조망에 대한 집착도 내려 놓아야 할 것 같다.

이미 오전 10시가 넘었는데 이 정도라면 쉽게 걷힐 박무가 아닌 것이다. ▼ 

 

 

 

 

 

 

▼ 증취봉을 넘어오자 단풍숲이 이어진다. ▼ 

 

 

 

 

 

 

 

 

▼ 세번째 부왕동암문 도착. ▼ 

 

 

▼ 단풍 때깔이 유난히 곱다.

아무리 봐도 설악산은 발치에도 못 따라올 붉은색의 향연이다. ▼ 

 

 

 

 

 

▼ 줌으로 당긴 북한산 정상부.

보정한 사진이 이 정도. 육안으로는 거의 윤관만 식별할 수 있는 정도이다.  ▼ 

 

 

 

 

▼ 지나온 의상봉능선길. ▼ 

 

 

 

 

 

 

 

▼ 비봉능선 방향도 박무가 심하다.

역시 최대한 보정한 것이 이 정도이다. ▼ 

 

 

 

 

 

 

 

 

▼ 다섯번째 대남문 도착.

의상능선 위 암문들은 지나쳐 버릴까 신경이 쓰였지만 이제부터는 편안한 주능선상의 큰 성문들이므로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이 지점은 사실 처음 오는 곳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 산행 초짜인 것이 분명하다. 북한산 주능선을 오늘에서야 난생 처음 와봤으니 말이다. ▼ 

 

 

 

 

 

▼ 대남문을 지나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문제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기에 붉은 단풍을 보며 희희낙락하고 있을 뿐이다.

북한산을 자주 찾는 일행 한 분이 워낙 확신에 찬 어조로 이 길이 맞다고 하여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다. ▼

 

 

 

 

 

▼ 단풍길이 길게 이어진다.

이번주가 그야말로 절정인 모양이다.

설악산을 두 번가서도 만나지 못한 가을의 품속으로 깊이 빠져 든다. ▼

 

 

 

 

 

 

 

 

 

 

 

▼ 무언가 이상하여 금줄을 넘어 성벽 방향으로 무조건 올라 섰다.

아니나 다를까 넓은 등로에 오가는 사람이 많다.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스친다. ▼

 

 

 

 

 

▼서울 시내 방향은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부옇다. ▼

 

 

 

▼ 백운대 가는 주능선 길을 보노라니 만산홍엽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

 

 

 

 

▼ 보국문에 도착해서야 대성문을 지나쳤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렇게 되면 오늘의 12성문 종주는 예행 연습 정도의 의미만 부여해야 한다.

한 마디로 김샌 것이다. ▼

 

 

 

 

 

▼칼바위 방향도 부옇다. ▼

 

 

 

 

 

 

 

 

 

 

 

 

 

 

 

 

 

 

 

 

 

 

 

 

 

 

▼ 노적봉 부근부터 갑자기 등산객이 늘어 났다.

좁은 등로에서 자주 정체 구간이 생겨난다.

이 구간도 오늘 처음 가 보는 코스이다. 위문까지 성벽길이 죽 이어진 걸로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

 

 

 

 

 

 

▼ 낯익은 백운봉암문(위문) 오르는 지점에 도착했다.

대성문을 빼먹어서 북문도 건너뛸 셈이니 백운봉암문 사진을 찍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냥 하산길로 접어든다. ▼

 

 

▼ 백운대 하산길에 단풍이 한창이다.

가파른 돌계단길도 전혀 힘든줄을 모르고 걷는다. ▼

 

 

 

 

 

 

 

 

 

 

 

 

 

 

▼ 중간에 한참을 쉬며 남은 음식과 술을 모두 먹어 치웠다.

시간은 물같이 흘러 어느덧 서쪽 하늘은 석양으로 물들고 있다.

산을 오르며 불필요한 예단이나 욕심, 목표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닫게 된 하루.

어쨌든 오늘 하루도 좋은 산에서 마음 공부하며 신나게 잘 놀았으니 이 아니 행복할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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