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웅석봉(熊石峰, 300대명산/산림청 숨겨진우리산 325번째)
2. 위 치 : 경상남도 산청군
3. 높 이 : 1,099미터
4. 산행일시 : 2022. 7. 9.(토) 11:45-18:00 (6시간15분, 순수산행시간 5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15.4Km
6. 산행코스 : 밤머리재 → 헬기장 → 왕재 → 웅석봉(왕복) → 약수터 → 달뜨기능선 → 큰등날봉 → 다물평생교육원 → 운리마을 주차장
7. 동행자 : 신사산악회 39명
- 웅석봉을 가기까지 참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이름난 산이어서 산악회 공지도 종종 올라 왔지만 번번이 취소되거나 다른 사정이 생겨서 늘 기회가 닿지 않았던 것이다. 하필 산청의 기온이 36도까지 오른다는 폭염의 시기에 찾게 되었지만 마침 달뜨기능선까지 걸어볼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기에 얼른 자리를 예약하였다.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에서 처음 알려진 달뜨기능선 관련 오래 된 기사 내용을 링크로 걸어둔다.
https://news.v.daum.net/v/20080424030021207
- 웅석봉(熊石峰,1099.9m)은 유산 또는 곰바위산이라고 한다. 산세가 정상에서 보면 북쪽은 깍아지른 낭떠러지로 되어있다. 곰이 떨어져 죽어 붙인 이름이기도 한데 실제 경사가 85도 정도쯤 돼 보인다. 또한 산의 모양새가 곰을 닮았다 해서 웅석봉이라 한다.
1983년 11월 23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웅석봉은 지리산에서 흘러온 산이면서도 지리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산이다. 천왕봉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중봉과 하봉으로 이어져 쑥밭재∼새재∼외고개∼왕등재∼깃대봉을 거쳐 밤머리재에 이르러 다시 한 번 치솟는데 이 산이 웅석봉이다. 산청읍에서 웅석봉을 보면 마치 산청읍을 감싸고 있는 담장처럼 보인다. 지리산을 막아선 듯 버티고 서서는 산청읍을 휘감아 흐르는 경호강에 물을 보태준다. 또한 가을이 되면 화려하게 물드는 단풍으로 온 산이 불타는 것처럼 보인다.
웅석봉을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산청읍 내리에 있는 지곡사에서부터 밤머리재와 성심원, 홍계마을, 대한촌, 어천마을, 마근담마을 등을 들머리로 하는 코스가 있다.
웅석봉은 독립된 산이면서도 지리산과 잇대어 있다. 산을 아는 사람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웅석봉에 오르면 밤머리재로 해서 왕등재와 쑥밭재를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33km의 대장정을 꿈꾼다. 가락국의 전설을 안고 있는 깃대봉과 왕등재가 주는 신비는 예사롭지 않다. 구형왕릉 뒤 왕산과 더불어 왕이 올랐다 해서 왕등재로 불리는 이곳 늪지대에는 아직도 성터가 남아 있고, 가락국과 관련된 이런저런 전설들이 촌로들의 머릿속에 아직도 살아 있다.(산청군청 홈페이지 참조)
▼ 들머리는 밤머리재.
버스 에어컨에 문제가 생겨서 예상보다 50여분이 지체된 시각이다. ▼
▼ 오늘 따라나선 이 산악회는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여 조금은 불편하다.
공지된 것과 달리 갑자기 산행 마감시간을 5시간40분으로 줄여서 시작부터 마음이 급하다. ▼
▼ 시작부터 급경사인 줄도 알고, 오늘 날이 더워서 힘들 것도 충분히 각오는 했지만 마음이 급해질 것까지는 미처 예상을 못하였다. 평소와 달리 다짜고짜 속도를 내려니 땀이 줄줄 흐른다. ▼
▼ 중턱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웅석봉 능선길.
오른쪽 구름 아래 마루금이 달뜨기능선일 것이다. ▼
▼ 능선 갈림길에 이르러 한숨을 돌린다.
여기부터는 한결 완만한 길이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
▼ 왼쪽 멀리 황매산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조만간 가야 할 둔철산이 보인다. ▼
▼ 능선길이 생각보다 힘들고 멀게 느껴진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서 그야말로 숨이 턱턱 막힌다. ▼
▼ 가야 할 웅석봉 정상이 아직 까마득하다. ▼
▼ 오른쪽은 내내 지리산이다. ▼
▼ 더위에 지친 몸은 작은 오르막만 만나도 녹초가 되곤 한다. ▼
▼ 왕재에 도착하여 또 쉬어간다.
덥고 습한 날씨에 걸음은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 ▼
▼ 왕재를 지나면 오르막이 계속된다.
땅에 머리를 박고 겨우겨우 나아간다. ▼
▼ 진행 방향 왼쪽으로는 멀리 황매산이 보이고, ▼
▼ 지나온 능선길 너머로는 익숙한 왕산의 모습이 보인다. ▼
▼ 가운데 내리저수지, 지곡사 부근이 웅석봉을 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이다.
오늘같은 날은 저기로 하산하여 그저 알탕이나 즐겨야 하는 것인데.. ▼
▼ 오른쪽은 지리산의 장엄함이 펼쳐진다. ▼
▼ 생각보다 정상 갈림길이 멀다.
완만하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이 죽을 맛이다. ▼
▼ 드디어 웅석봉을 향해 내려가다 보면, ▼
▼ 헬기장 뒤로 웅석봉 정상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베낭들이 쌓여있는 오른쪽 아래에 약수터가 있다. ▼
▼ 웅석봉 오르는 마지막 계단에서 몇 번을 쉬어간다. ▼
▼ 웅석봉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길과 지리산 파노라마.
오른쪽 너머로 왕산이 볼록하다. ▼
▼ 달뜨기능선을 향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
▼ 올랐던 계단을 다시 내려가고, ▼
▼ 헬기장에서 약수터를 향해 또 내려간다.
50미터라는데 꽤나 많이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한다. ▼
▼ 약수터 옆에는 벤치도 있고. ▼
▼ 물맛이 기가 막히다.
실컷 물을 마시고 물병도 모두 채웠으니 오늘은 물 걱정없이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무덥고 힘든 날 들고온 물로만 버텨야 했더라면 정말 괴로웠을 것이다. ▼
▼ 헬기장으로 다시 오르고. ▼
▼ 갈림길로 올라와서 달뜨기능선 길로 들어선다. ▼
▼ 지리산 방향 조망이 열린 곳에 앉아 찐계란 2개에 소주를 한 모금 마신다.
입안이 까끌거려서 빵 조각은 영 먹을 수가 없다. ▼
▼ 달뜨기능선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지루한 길이다. ▼
▼ 다행인 것은 작은 봉우리를 우회하는 등로들이 있어 불필요한 오르내림이 조금은 줄었다는 것이다. ▼
▼ 달뜨기능선 전체에서 조망이 열리는 지점은 두세 군데에 불과하다. ▼
▼ 왼쪽으로 본격적인 하산길이 시작된다.
이 지점까지 오는 길이 조금 애매하고 헷갈리지만 그저 큰길의 흔적을 따르면 된다. ▼
▼ 불편한 급경사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다. ▼
▼ 내려 갈수록 바람 한 점없는 찜통더위가 더욱 심해진다.
더위에 지친 다리가 힘이 풀려버린 느낌이다. ▼
▼ 희미한 숲길을 따르다가 어느 순간 길을 잃어 버렸다. ▼
▼ 똑같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던 산행대장 일행을 만나 함께 길을 찾는다.
10여분 넘게 알바를 하며 거친 잡목을 헤쳐야 했다. ▼
▼ 알바 구간을 벗어나 뚜렷한 등로가 나타나니 긴장이 풀린다.
어느덧 산행 마감시각을 지키기는 어려워졌다. ▼
▼ 임도길이 생각보다 길고 지루하다. ▼
▼ 마을 입구까지 내려서는 포장도로도 매우 길게 느껴진다. ▼
▼ 산행 마감시간을 30분 넘겨서 주차장에 도착했다.
후미 몇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여유를 부리며 땀에 젖은 윗옷도 갈아 입었지만 오랜 시간 달아오른 몸의 열기가 식지를 않는다. 에어컨 빵빵한 버스 안에서 직접 찬바람을 맞았어도 30여분이 지난 후에야 겨우 땀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찜통 더위에 녹초가 되어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밤 11시에 귀가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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